■인터뷰 - 배계완 안전보건공단 건설안전실장

Q. 건설업에서 산업재해가 줄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6만개에 달하는 건설업체 수와 건설근로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전이 지속되고 있어 안전보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투자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또 전문기술력보다는 경험적으로 습득된 기술만 있으면 일할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인식이 대체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이에 더해 인력수급의 불균형으로 외국인·고령 근로자의 비율이 커지면서 안전보건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의 경우 △사업주의 안전의식 및 안전자원의 부족 △행정수단 접근의 한계로 경기변화에 따른 안전사고의 위험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Q. 어떻게 해야 건설산재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고발생의 원리에 대해 기술적·인적·조직적 요인 등 다양한 방향으로 이해해야하며 이에 따라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안전기준 준수 풍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사고요인은 주로 기술적 원인에 기인한 것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조직적·인적 요인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의 업무수행분야 전문가인 에릭 호네갈 교수는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기술적:인적:조직적 요인의 점유율을 10:45:45로 주장한다.

기술적 요인뿐만 아니라 △공기단축 △돌관공사 △야간작업 △인력축소 등 조직적 요인과 △개인의 기술력 수준 △집중력 △피로 △기억력 △신체리듬 △음주 △개인질병 등 인적요인을 검토하지 않고는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인적요인을 검토할 때 사고의 원인을 근로자에게 넘기기보다는 근로자가 불안전한 행동을 하게 된 작업적·환경적·조직적 요인을 찾아내야 한다.

Q. 업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법만 지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방적 사고는 법을 넘어 사고발생 원리에 입각한 분석적 접근과 이에 대응하는 위험성평가 후 방호 및 예방 계획의 수립·실천 그리고 지속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가벼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우리 현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중대재해는 전년도 무재해로 공사를 해왔던 현장에서도 잘 발생한다. 사고발생 원리를 잘 탐구하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고예방을 안전관리자에게 일임해놓고 다른 직원들은 손을 놓고 있지 않나 살펴보아야 한다. 안전사고는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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