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 민중시인을 쫓다 시에 매료된 비밀경찰

권력에 저항한 정치인이자 민중을 대변하는 칠레의 전설적인 시인 네루다.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그를 잡아오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비밀경찰 ‘오스카’는 도피를 위해 아내 ‘델리아’와 함께 은둔생활을 하는 네루다의 흔적을 밤낮없이 쫓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은둔생활이 길어질수록 네루다는 세계적 영웅이 되어가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오스카조차 그가 남긴 책 속 문장들에 매료되고 만다.

마치 쫓고 쫓기는 추적 심리 드라마의 형식을 띄면서도 서로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고 서로의 삶에 빠져들어가는 기나긴 과정의 이야기 안에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로 투쟁하던 그 시대의 모습이 펼쳐진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만큼 그들의 쫓고 쫓기는 추적 과정이 긴장감을 주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정치적 상황을 좀 더 깊숙이 이해하고 본다면 확실히 다른 느낌의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5월25일 개봉. 108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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