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간 건축예술, 그 색다른 풍경

건축가 차현호가 일본의 예술 섬으로 떠났다. 그는 나오시마를 시작으로 세토내해(일본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좁고 긴 바다와 이를 둘러싼 해안지역)에 위치한 1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돌아보며 경험한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책에 담아냈다.

예술 애호가이자 직업인으로서 건축가가 보고 느낀 작은 섬들의 변화는 비슷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국내 사정과도 접목해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책은 산부이치 히로시의 ‘나오시마 홀’과 데시마의 ‘데시마 미술관’ 등 이미 유명세를 탄 장소들뿐 아니라 재생을 향한 섬들 스스로의 몸짓과 성과에 더욱 주목한다. 그 예로 마을에 있는 빈집이나 공터를 작품화한 ‘이에 프로젝트’나 오기지마의 ‘온바팩토리’는 작가들의 진정성과 주민들의 참여로 일궈낸 하나의 결실을 보여준다.

책에 담긴 내용이 흘러간 추억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각 섬 이야기 말미에는 교통편, 숙박 정보 등 알아두면 유용한 팁이 수록돼 있어, 건축 예술 기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이색적인 현대미술과 일본의 시골 풍경이 충돌하고 갈등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그 묘하고도 생경한 광경을 기록한 예술 순례의 길. 지은이의 발자국을 따라 바다의 미술관으로 함께 떠나보자. /차현호 지음, 아트북스 펴냄, 304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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