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 의원 - 건설자재도 이젠 원산지를 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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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열 의원 - 건설자재도 이젠 원산지를 표시해야
  • 이찬열 의원
  • 승인 2017.08.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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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지난해 경주에서 한반도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기상청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지진 발생 및 화산분화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규모 2.0 이상의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총 90회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지진 발생 횟수인 26.4회보다 3.4배가량 많았다. 그러나 현재 국내 건축물들은 제대로 된 내진설계는커녕, 품질 미달의 부실자재가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알 수 없어 국민들의 불안이 크다. 

지난 1995년, 6·25 전쟁 이후 한국 역사상 최대 인명 피해로 기록됐던 ‘삼풍 참사’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부실자재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비극의 출발이었다. 당시 무려 502명이 사망했으며, 937명이 부상을 당하고 6명이 실종됐다.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지만, 건설 부문은 여전히 개발의 늪에 빠져 있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당 종합체육관 사고 등 안타까운 대형사고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등 안전의식은 여전히 그때 그 시절에 멈춰 있다.   

특히 저품질의 건설자재·부재는 품질검사 성적서 위·변조 등을 통해 검사를 피하고 건설현장이나 유통창고에 옮겨지기 때문에 행방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자재·부재는 소규모 빌라와 공장 등 상대적으로 검사가 소홀한 안전취약지대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품질이 검증되지 않거나 원산지를 위조한 건설자재가 유통돼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재산을 앗아가고 있는 만큼 원산지 정보공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다.

이에 본 의원은 지난해 6월29일 삼풍 참사 21주기를 맞아, 건설자재·부재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건설공사의 공사명, 발주자, 시공사 등을 적은 표지 및 표지판을 건설공사 현장 및 건설공사 완료 시에 게시 및 설치토록 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건설자재·부재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과태료를 행정형벌로 상향해 부실공사에 따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품질이 검증된 건설자재의 사용을 장려하자는 것이다. 

여기엔 국민의 의견도 크게 반영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실시한 ‘건설안전과 관련한 소비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건설용 강재의 원산지 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무려 92.6%에 달했다. 원산지 표시가 필요한 이유로는 건물 안전이 65.3%로 가장 컸고, 철강재의 품질 관리(13.0%), 투명한 유통 환경 조성(9.5%), 부정부패 근절(8.1%), 소비자의 알 권리 확대(2.6%) 등이 뒤를 이었다. 

본 의원은 부실자재로 지은 건물이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무너진다는 신념으로 그간 지속적인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인증이 취소된 부실업체 제품의 국내 반입을 제재하기 위해 품질 결함 등으로 인증이 취소된 자는 취소된 날부터 1년 이내에 인증이 취소된 제품·서비스와 동일한 경우 인증받은 자의 지위를 승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표준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본 개정안은 무력화된 KS인증 제도를 바로 잡아 산업계에 대한 신뢰 회복의 전초를 마련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지원위원회가 선정한 최우수법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건설자재·부재의 원산지 공개는 당연한 상식이다. 복잡한 이해관계는 모두 뒤로 제쳐둬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소비자의 알 권리라는 공공의 이익이 먼저다. 하물며 한 끼 식탁에 올릴 낙지조차도 원산지를 알 수 있는데 짧게는 몇 년, 길게는 평생을 살아갈 집을 어떤 자재로 지었는지 모른다는 것은 결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진 등 천재지변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기도 하다. 천재지변을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참혹한 삼풍 참사가 일어난 지 22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대형 참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빈틈없는 제도적 보완으로 두 번 다시 비극적인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삼풍이 남긴 교훈이다. /국민의당 의원(경기 수원시 갑, 산자위)

[이찬열 의원]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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