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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희생양 된 SOC, 재정·성장·일자리 다 놓친다

이번 정부는 건설업을 ‘개밥에 도토리’ 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홀대를 넘어 아예 ‘무시’하며 ‘왕따’시키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서 ‘건설’이란 단어를 피하는 듯하더니, 초(超)슈퍼예산을 내놓으면서 역시 건설은 찬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선거공약이었던 ‘50조 도시재생’은 시작하기도 전에 크게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여기다 초강력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건설 산업은 그야말로 존폐기로에 서게 됐다.

정부의 ‘건설업 무시’ 정점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대폭 삭감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올해보다 7.1%(28조4000억원) 늘어난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내놓았다.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12.9%(16조7000억원) 늘어 전체예산의 34.1%에 달했다. 가히 ‘슈퍼 복지 예산안’이라 부를 만하다. 반면 SOC 투자는 올해보다 20%(4조4000억원)나 줄어 17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7년 지출 분야 조정이후 최소 규모다. 이같은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내 이어져 복지 지출은 연평균 9.8%씩 늘고, SOC예산은 연평균 7.5%씩 줄어들어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투자 절벽’ 앞에 서게 된다.

문재인 정부 예산안은 ‘물적 투자’를 줄이는 대신 ‘사람중심 투자’를 늘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서민층의 소득을 늘려 전체 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소득 주도 성장’ 국정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돼 재정건전성과 성장잠재력, 일자리 등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예산안에서 정부는 SOC를 최대 희생양 삼아 복지 재원을 마련했다. 이는 건설이 지금까지 보여 온 성장기여도를 철저하게 무시한 것이다.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 2015년 1%포인트에서 지난해 1.6%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8%인 것을 감안하면 건설투자 부분의 기여도는 60%에 달한다.

건설의 일자리 기여도도 철저히 배척당했다.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건설업은 10.2로 전체 산업평균 8.0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 2010~2015년 5년간 SOC예산 12조6000억원을 줄이고 대신 일자리 17만8000개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예산을 짜겠다면서 SOC 투지를 크게 줄이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성장과 일자리가 없으면 재정건전성에도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이치다. 복지사업 등 재정수요가 지금처럼 늘어나면 국가채무가 2021년 800조원을 넘어선다. 성장을 막으면서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얘긴지…

건설은 단순한 물량투자가 아니다. 국민의 편의와 안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이고,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예산안을 넘겨받은 국회는 눈앞이 아닌 미래를 보는 자세로 꼼꼼히 살펴보고 과감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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