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도해수욕장

구름다리보다 근사한 구름산책로가 송도해수욕장에 놓였다. 케이블카도 29년 만에 다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바다 한가운데 거북 모양의 커다란 다이빙대가 등장한 건 물론 그 시절에는 없던 바다 곁 산책로가 만들어져 송도의 하루를 더 알차게 해준다. 부산시 서구에 위치한 송도해수욕장. 눈부시게 파란 바다, 반달 모양의 넓고 고운 해변이 방문객을 반긴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바다에 풍덩 뛰어든 사람들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저마다 송도해수욕장을 만끽하고 있다.

구름산책로는 발 아래가 바다
100년 송도골목길엔 맛집 즐비

해변 동쪽 끝에 보이는 작은 섬이 거북섬이다. 거북섬을 지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구름산책로가 놓여 있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양쪽으로 바다가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봐도 바다, 왼쪽으로 봐도 바다다.

심지어 아래로도 바다가 보인다. 다리 바닥이 강화유리로 돼 있어 일렁이는 바다가 훤하다. 바다 위를 걷는 기적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산책로의 길이는 총 365m. 여유롭게 바다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거리다. 거북섬은 거북 조형물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고, 바닷바람 맞으며 쉬어가기 좋다. 거북섬을 지나면 산책로는 바다를 향해 100m 쭉 뻗어나가 있다. 그 끝에 서면 가슴 깊숙한 곳까지 쪽빛으로 물든다.

구름산책로에서 멀지않은 곳에는 100년 송도골목길이 있다. 오래된 밀면집부터 새로 생긴 파스타집까지 다양한 맛집들이 포진해 있다.

드디어 해상케이블카를 탈 차례다. 일반 케이블카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 중 크리스탈크루즈를 택했다. 단언컨대 지금까지 타본 케이블카는 잠시 잊어도 좋다. 사방 유리로 된 파노라마 뷰에 바닥까지 투명한 케이블카는 짜릿함을 넘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멀리 부산타워와 남항대교가 한눈에 보이고, 하늘의 구름이 스치듯 지난다. 발밑에 까마득한 바다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아찔함도 잠시 하늘을 나는 슈퍼맨의 기분이 이럴까. 풍경, 스릴 점수 모두 백점 만점이다.

다시 태어난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총 길이 1.62km, 해상 케이블카 최대 높이인 86m를 자랑한다. 탁 트인 바다 풍광이 최고다. 송도스카이파크(상부역사)에 내리면 스카이하버전망대가 있다. 송도 바다와 하늘, 그 위를 나는 케이블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에 있는 송도 도펠마이어월드는 송도케이블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케이블카 뮤지엄이다. 최초의 케이블카와 최신 케이블카가 나란히 놓여 있고, 해상 케이블카를 탄 것같이 생생한 VR체험도 가능하다.

상부정류장이 있는 암남공원에서 송도해수욕장까지 해안산책로가 있다. 데크 길을 따라 걸으며 1억년 전에 쌓인 퇴적암을 눈앞에 볼 수 있다. 중간중간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을 만나면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배들이 닻을 내린 연안 풍경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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