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협회(전건협) 제11대 중앙회장 선거가 22일 치러졌다. 지난달 31일 선거공고와 함께 시작된 선거전에서 3인의 후보가 각축을 벌인 끝에 김영윤 후보가 당선됐다. 김영윤 당선자는 오는 11월부터 4년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된다.

김영윤 신임 회장은 어느 때보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시점에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예산 대폭 축소와 초고강도 부동산 규제 등 건설경기 활성화를 가로막는 지뢰밭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전에서 3인의 후보가 물량확대와 생존전략, 미래먹거리 창출 등을 한목소리로 외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건설경기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얘기다.

신임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SOC예산 대폭 축소로 대변되는 ‘정부의 건설 산업 홀대’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건설 산업은 해방이후 지난 70여년간 국가 성장 동력의 핵심으로 국가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건설보국(建設報國)의 일념으로 묵묵히 일해왔지만 결국은 ‘돈 먹는 하마’격인 복지에 ‘생살’을 뜯기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새 정부 첫 예산에서 복지예산 증가율과 SOC예산 감소율이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성장과 복지의 기반이 되는 SOC 투자를 무지막지하게 깎아놓고, 말로만 성장과 복지를 외치는 정부의 이율배반(二律背反)을 어떻게든 바로 잡아야 하는 책무가 신임 회장 앞에 놓여 있다. 이는 건설 산업의 먹거리 확보와도 직결된다.

또한 신임 회장은 건설 산업의 고질적 병폐인 불공정 하도급 관행 근절을 위해 결연히 나서야 한다. 건설 산업의 불공정 하도급 관행은 지긋지긋하게 전문건설을 괴롭혀 왔고,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문건설을 옥죄며 고통을 주고 있다. 건설 산업의 불공정 관행은 원·하도급간의 수직적 상하·갑을 관계에서 주로 기인한다. 이는 현 정부가 근절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적폐’에 해당한다. 차제에 건설 산업에서 원·하도급간 수평관계라는 새로운 관행을 위한 의식개혁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불공정이라는 적폐를 모든 건설인의 뇌리에서 완전히 거둬내야 한다. 이와 함께 주계약자 공동도급 활성화, 공공공사 분리발주 확대, 소규모 복합공사 확대, 적정 공사비 확보, 부당특약 방지 등 전문건설업계의 권익신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신임 회장의 역할 수행에는 협회의 단결과 화합이 바탕이 돼야함은 물론이다. 협회의 전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지 않고는 어려운 시기, 힘든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단결과 화합을 위한 선결조건은 바로 소통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귀를 활짝 열고 소통하며 함께 지혜를 모으면 길은 반드시 우리 편으로 열릴 것이다. 줄탁동시(?啄同時),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어미는 밖에서, 병아리는 안에서 껍질을 쪼듯, 협회 전 구성원이 안팎으로 힘 모아 협력하면 전문건설의 미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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