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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칼럼> 분양가 올리는 ‘해외 설계·조경업체와의 협업’
  • 김순환 문화일보 기자
  • 승인 2017.10.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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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건설 건축시장에서는 한국의 아파트 중심 주택문화를 유례없는 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획일화된 고층아파트 단지가 범람(?)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 아파트 주거문화만큼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대형 재건축 사업장에서만큼은 이런 앞선(?) 아파트 주거문화가 통용되지 않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인 재건축사업 시공사들이 해외 건축설계사(업체)·조경업체와 손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시행사들의 해외 유명 설계·조경업체와의 협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 들어 더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고객인 조합원 눈높이를 맞춘다는 명분으로 해외 설계·조경업체를 경쟁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지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미국 유명 설계업체인 HKS, 조경·인테리어 업체인 CRTKL과 협력하고 있다. HKS 등은 이 사업 수주 이전부터 사업계획서의 설계, 조경 문제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대우건설도 미국업체 SMDP와 손잡고 설계 차별화에 나서고 있으며, 서초구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따낸 대림산업은 미국 유명 건축 도시설계업체 저디 파트너십과 손잡고 일하고 있다.

또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GS건설은 세계적인 다국적 설계회사 어반 에이전시(설계), SWA(조경)와 협업하고 있고, 수주 경쟁을 벌이는 롯데건설은 미국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마크맥을 비롯해 유명 아트디렉터 김백선 백선디자인 대표, 하버드디자인대학원(조경)과 손잡고 특화 설계와 디자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부산 지역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현대산업개발은 SMDP와 협력, 특화 설계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글로벌 유명 건축가나 설계·조경업체들과 협업하는 것은 획일적인 국내 주택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넣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선진화된 주거 설계와 단지 조경 등을 도입, 주거문화 혁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주거문화만큼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조경업체를 경쟁적으로 영입해 협업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화설계 명분으로 지급하는 과도한 비용(국내업체보다 2~3배가량 많이 든다고 한다)이 건축 비용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비용은 모두 분양가에 전가된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건축·인테리어 업계도 대형건설사들이 유명 해외 설계·조경업체를 선호하는 조합원을 의식,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국내업체들을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는 고난도 설계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조합원들에게 해외 유명업체라는 이름을 내세워 ‘보여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건축 설계, 조경회사, 인테리어 업체 등에 따르면 해외 설계·조경사가 국내 업체보다 더 나은 설계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아파트 내부 평면 설계나 단지 조경 설계 등은 국내 업체가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이 건축 비용 절감과 주거문화 개선 등을 먼저 생각해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공개 공모를 통해 설계·조경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것이  건축 비용 절감은 물론 국내 건축 설계·조경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재건축 사업장 등 주택단지 조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실천을 기대한다.

김순환 문화일보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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