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체험박물관 ‘봄’
총알 피하는 장면 등 체험 가능
더빙·영상편집 시설까지 갖춰
지난 7월, 부산에 ‘봄’이 왔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BUSAN MUSEUM OF MOVIES)의 약자로 이름 지어진 ‘봄(BOM)’은 ‘보다’의 명사형과 계절 ‘봄’의 중의적 표현을 모두 담고 있다. 정체는 무려 ‘전국 최초 영화 관련 전시체험시설’이다. 영화의 원리를 이해하고 제작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시설이 가득하다.
박물관은 부산시 중구 용두산 공원 인근에 있다. 지상 4층 규모로 협소한 주변 도로 여건에 비해 꽤나 큰 덩치를 자랑한다. 1층엔 강의실과 영상홀이, 2층엔 매표소와 편의점, 휴게공간이 있다. 그리고 3층과 4층이 영화의 바다로 안내해 줄 상설전시관이다.
체험 카드를 등록하는 것으로 박물관 탐험을 시작한다. 매표소에서 받은 체험 카드에 이름과 얼굴을 등록하면 전시관 내 체험이 가능하다. 영화도시 부산의 이모저모를 영상으로 소개하는 ‘기차역 광장’을 나서면 ‘영화 역사의 거리’, ‘명작의 광장’, ‘영화 학교’ 등 다양한 테마로 구분된 전시장을 지나게 된다. 영화 제작 기법 등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를 가지고 돌아볼만 하다.
다양한 영화체험박물관 내 즐길거리 중에서도 놓쳐선 안 될 것들이 있다. 3층 시네마 스튜디오에 위치한 타임 슬라이스 촬영, 크로마키 체험이다.
타임 슬라이스 촬영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피사체를 동시에 촬영해 정지된 피사체를 입체감 있게 묘사하는 기법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리더기에 체험 카드를 태그하면 그림자 아저씨가 등장해 연기할 표정과 몸짓을 안내해 준다. 부끄럽고 어색해도 한두 번씩 분위기를 익히다 보면 근육과 관절이 점점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바로 옆 부스에는 크로마키 체험장이 있다. 크로마키란 파란색이나 녹색 배경에서 촬영을 한 뒤 그 색을 투명하게 만들어 다른 영상을 합성하는 기법이다. 영화 ‘슈퍼맨’이나 ‘아바타’ 등이 모두 크로마키 촬영을 통해 탄생했다. 타임 슬라이스나 크로마키 모두 일상에서 흔히 접해본 것들이지만 실제로 피사체가 되어 보는 일은 드물다. 아이와 어른 모두 한동안 스튜디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4층에는 더빙 체험이 기다린다. 더빙룸은 노래방과 녹음실이 합쳐진 듯한 모습이다. 원하는 영화를 선택한 뒤 신호에 맞춰 대사를 연기하면 된다. 짧은 시간 안에 몰입해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이외에도 플립북 만들기, VR체험, OX퀴즈, 영상편집 등 수많은 체험활동이 준비돼 있다. 모든 체험은 카드 한 장당 한 번씩만 허락된다. 체험을 끝마친 후에는 4층 봄스토어에서 지금까지 체험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