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이어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과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계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이 마무리된 지 2개월이 지났다. 오랜 진통 끝에 도출한 합의점을 양측이 충실하게 이행해야 할 때이지만 현장에선 사측의 불만과 불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설노조 소속이라도 실력 있는 근로자분들과 함께 일하면 업무효율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능률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철근콘크리트 공사업체 관계자 A씨는 건설노조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를 이같이 밝히면서 “이제는 협상안을 적용해 건설현장의 생산성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업체를 방문했을 때 업체 회의실 책상에 놓인 자료가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자료는 ‘2017년 민노 한노 전국, 한노 연합 임금 및 단체협약 비교’라는 제목의 1장짜리 문서였고,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임·단협 체결내용과 한노·연합 임·단협 체결내용이 표로 정리돼 있었다.

A씨는 현장의 공사, 공무 담당자들이 공유한 서류라고 설명하며 “근로자들의 요구가 협상을 통해 반영됐지만 현장의 능률은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조에 대한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 협약서 한 장으로는 메울 수 없는 깊은 골이 돼버린 것이다.

결과가 어찌됐든 협상안을 바탕으로 현장은 돌아간다.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줄다리기를 했던 노조와 철콘업계도 이제는 힘을 모아 현장에 집중할 때다. 최근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건설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동업자 정신을 갖고 상호 신뢰를 쌓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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