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내놨다. 재건축의 첫 번째 관문인 안전진단의 진입장벽을 낮춰 재건축 조합이 보다 원활하게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현 정부의 ‘재건축 3대 규제’ 손질 작업이 일단락됐다.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방침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재건축 안전진단은 말 그대로 해당 아파트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재건축 필요성을 판단하는 과정이다. 평가항목은 △구조안전성 △주거환경 △건축마감 및 설비 노후도 △비용분석 등 4가지다. 국토교통부는
“거품의 마지막 모습은 펑 터지지 않는다. 쉬익 새어 나간다. 집값은 그 움직임이 주가보다 훨씬 느리다. 집값의 경우 하루 만에 23% 뚝 떨어지는 검은 월요일도 없다. (중략) 이제 우리 귀에 쉬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거품에서 공기가 새어 나오는 소리다. 우리 모두가, 대상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이들만이 아니다. 고민해야 할 때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라는 책에 적은 한 대목이다. 2005년에 쓴 글이다.미국서 1990년대 말 주식 거품이 꺼졌고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양적 완화
초등학교 4학년과 7세 유치원생 둘을 둔 지인의 얘기다. 5년 전 첫째가 유치원 갈 때 정원 초과라 뽑기를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둘째는 곧바로 등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첫째를 돌봤던 유치원 선생님은 “이제는 원아들이 부족하다”며 “5년 만에 이렇게 달라졌다”며 씁쓰레하게 웃었다고 한다. 저출산의 여파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요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농구팀이나 배구팀, 한 팀을 꾸리기도 어렵다고 한다. 인기스포츠라는 야구나 축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젠 대도시 한가운데서도 폐교하는 학교가 낯설지 않다.LG생활
말 그대로 ‘빈 살만’ 효과다.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17일 방한해 수십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성사된 경제협력 프로젝트만 25건이고, 분야도 전방위적이다.건설업계가 빈 살만 방한을 더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사우디 비전 2030) 프로젝트다. 서울의 44배 규모로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40조원)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그동안 잠잠했던 ‘K-건설’의 중동 특수를 다시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최근 들어 건설 경기 위축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쪼그라들면서 한파를 넘어 빙하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건설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내년 SOC 예산마저 급감하기 때문이다.건설업계에 따르면 11월 현재 기준 내년 SOC 예산은 올해보다 10.2%(2조8470억원) 감소한 25조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SOC 예산 감축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SOC 예산은 2018년 19조원, 2019년 19조8000억원, 2020년 23조2000억원
올해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9개월여가 지났다. 성과가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었다.’ 오히려 부작용에 따른 기업의 부담과 고통만 커진 형국이다.고용노동부가 최근 ‘2022년 3분기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9월 483건의 사망사고로 510명이 숨졌다. 작년 같은 기간엔 공식 통계가 아니긴 하지만 492건의 사망사고로 502명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수가 올해 3분기까지 작년보다 8명 더 늘어난 것이다.연도별 산재 사망자는 2017년 964명에
정부가 빙하기 수준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섰다. 10월27일 비상민생경제회의에서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50%로 완화하고, 그동안 금지했던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을 허용하는 카드를 꺼냈다.하루 먼저 발표된 공공분양 50만호 공급계획에서는 34만호를 청년 특별공급으로 분양한다고 밝혔다. 청년 특공은 시가의 70~80%로 분양되고 40년간 5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때의 ‘빚내서 집 사라 시즌2’, 집값 불안 자극
예외는 없었다. 파티가 끝나니 고통이 찾아오고 있다.주택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은데 이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폭탄도 터졌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PF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대한 지급보증 거부 사태가 트리거가 됐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미 올해 초부터 나빴다. 원자잿값 폭등과 금리상승을 중소 시행사들은 이겨내지 못했다. 웃돈을 줘도 자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공기가 늦춰졌고 차입비용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소리 소문없이 쓰러진 중소 시행사들이 많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최근 만난 금융권 관계자는 “탐욕의 순서대로 단두대에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 작업이 최종 무산됐다. 국내 상업용 오피스 거래 사상 최대 규모(4조1000억원)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불발됐다. 시장에서 인수 가격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거래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 본 의견은 거의 없었다. 서울 핵심부의 프라임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부동산 대체투자 업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던졌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심상치 않다. 부동산 PF는 건설사가 사업을 시행할 때, 사업권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행위다.
최근 들어 건설경기가 급격히 위축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공사비 상승, 건설인력 부족,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최근 2023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10%가량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악재가 쌓이는 모습이다.건설경기 침체는 주택 분양시장에서 이미 체감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분양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10월 이후 분양시장은 대규모 신규 공급(74개 단지, 5만9911가구)도 예고된 상
몇 년 전 한 대형건설사 마케팅 담당자에게 “서울 아파트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걷어내야 할 규제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부담금’을 지목했다. “이들 규제 때문에 재건축 조합이 사업 추진을 망설인다”며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말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했다.최근 정비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이 나왔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평균 3000만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얻을 경우 정부가
미국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자 세계 금융시장이 발작했다. 9월26일 영국 파운드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이 한때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일본과 중국의 엔화, 위안화 역시 심각한 약세다. 엔화는 올해 들어 가치가 25% 가까이 떨어져 주요국 통화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미국은 제 나라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릴 태세다. 그래도 미국은 별 탈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뉴욕타임스(NYT)는 9월27일 기사에서 이게 가능한 이유를 짚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며 세계 금융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비리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이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에 대한 표본점검을 해보니 2616억원 규모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례가 적발됐다. 발전 시공업체가 공사비를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과도한 대출을 받기도 했고, 농지에 불법으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또 결산서를 조작해 보조금을 타내는 회계부실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이) 개탄스럽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태양광비리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폭우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들어갔던 주민 9명이 실종됐다가 7명이 사망했다. 지하 주차장 침수 방지 대책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안타까운 사고다.사고는 아파트 근처 하천이 범람하자 관리사무소에서 지하에 있는 차량을 옮겨 달라고 했고,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8분 만에 주차장이 완전히 물에 잠겨 일어났다. 희생자들은 순식간에 지하에 물이 이 정도로 찰 줄은 아마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같은 ‘지하’ 관련 사고는 최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8월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주택 임대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해가 갈수록 주거 관련 임대사기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애꿎은 서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주거시설을 두고 사기를 친 악질 임대인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작성한 203명의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나쁜 임대인)’ 명단에서도 잘 드러난다. 나쁜 임대인은 HUG가 전세금을 세 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들 가운데 연락이 끊기거나 1년간 한 푼도 갚지 않은 이들이다. 한마디로 전세금을 여러 번 떼먹은 악성 행위자들이다. 공공기관인 H
‘희망고문, 좌절, 분노, 배신감’많은 주택 수요자들이 이전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해 느낀 감정이다. 정권 초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규제에만 몰두했다. 주택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의 말을 믿었던 사람들의 심리는 불안해졌다. 치솟는 집값이 멈출 줄 모르자 사람들은 ‘영끌’로 추격에 나섰다. 정부가 뒤늦게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번진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이번 정부에선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정권 교체의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 실정(失政)’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지난 8월8일 밤 수도권에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내렸다. 도심이 마비됐다. 강남·서초 일대에서는 재난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순식간에 빗물이 차오르자 운전자들이 다급하게 버리고 간 고급 차들이 며칠 동안 도로에 방치됐다. 외신도 이런 현장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여러 날 보도할 정도였다.치수(治水)는 어려운 법이다. 요새 같은 기상이변 속출 시대에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다 이해해도 가슴이 쓰린 건 사람이 죽어서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에서 살던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와 그의 어머니, 함께
‘회색코뿔소’라는 용어가 있다. 덩치가 큰 코뿔소가 저만치에서 쿵쿵대며 어슬렁거리면 모를리 없다. 그런데도 아무 대비를 하지 않다가 막상 코뿔소가 달려오면 피하지 못하고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처럼 사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대응을 미루다 맞닥뜨리게 되는 큰 리스크를 회색코뿔소라고 부른다. 외국인을 포함한 한국 총인구가 1949년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11월1일 기준·등록센서스 방식)는 5173만8000명으로 1년전보다 9만1000명(-0.2%)이 줄었다. 어쩌면 ‘처음으로’
최근 들어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집값이 완연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도 3년3개월 만에 하락했다. 경매시장에서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예정 가격에 대한 낙찰 금액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안정세를 찾은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과 물가상승, 금리 인상 등이 복합 작용하는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언제든지 꿈틀거릴 수 있다. 내 집 마련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월 나올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종합대책에 ‘확실한 공급
윗집 소음에 시달리는 A씨. 항의하고 읍소해도 그치지 않자 정말 미칠 지경이다. A씨는 “이제 ‘쿵쿵’거리는 환청까지 들린다”며 “언제 윗집에 올라갈지 나도 겁난다”고 말했다.아랫집 사람들이 너무 예민하다는 B씨. 늦은 밤에도 인터폰을 하고, 걸핏하면 올라와 항의를 해댄다. B씨는 “집에 매트를 깔고 아무리 조심해도 계속 항의를 한다”며 “이젠 인터폰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밝혔다.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A씨, 혹은 B씨와 같은 상황이 된 적 있을 것이다. 지난해 한국환경공단의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신고된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