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이 저물고 2023년 계묘년의 새해가 밝았다. 2022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위기로 시작해서 위기로 끝나는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백신 보급이 빨라지면서 팬데믹이 극복될 것이고 이제 세상은 다시 코로나 이전의 정상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시장이 충격을 받았고, 가계의 부채 부담이 급증했으며, 기업 자금시장도 경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긴축통화 정책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새해에는 더욱 암울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글로벌 통화긴축정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와 한은은 새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대의 저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 경제의 위축으로 우리 경제의 핵심인 수출 감소,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둔화를 반영해 경제성장률을 1.6%로 하향조정했다. 새해 우리
정부에서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과학기술기본법’ 제7조를 근거로 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관한 중장기 정책 목표를 제시하는 5년 단위의 최상위 계획이다.2002년 국민의 정부 시절 말에 시작된 과학기술기본계획은 2003년 참여정부 들어 실질적인 1차 계획으로서 과학기술중심사회 구현과 제2 과학기술입국을 기치로 5대 영역과 10대 전략과제를 담았다. 이명박 정부의 제2차 계획은 저탄소 녹색성장 깃발 아래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5%, 7대 분야 육성, 7대 과학기술강국 도약을 제시하며 2008년 시작됐다.
건설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가격 기준(2015년) 2021년 건설투자액은 265조원으로 2017년 283조원에 비해 6.4% 줄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가 6.6%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2.5~3.0%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0.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오히려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가격으로 환산하면 내년에도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내년에는 금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통과하는 아파트단지 주민이 안전과 진동 문제로 불안해한다. 지하 50m 깊이로 지나가는 터널이 행여 아파트 구조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는지, 소음과 진동이 주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을지 걱정한다. 문제의 아파트단지는 10m도 안 되는 도로 지하에 이미 지하철노선이 지나가고 있지만 주민 누구도 안전이나 생활 불편을 호소하지 않는다. 토목기술자는 지하 50m 깊이라면 지상 구조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단정한다. 주민과 기술자 사이 온도차가 너무 크다.안전과 생활 불편을 우려하는 주
침묵의 나선 모델이라는 여론 관련 이론이 있다. 시민들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 편에 속한다고 생각되면 입을 닫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수 편에 서 있다는 확인이 되면 더욱 큰 목소리로 떠든다는 이론이다. 그래서 다수 의견은 더욱 다수처럼 보인다. 물론 소수 의견은 더욱 쪼그라들어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여론이 그런 식으로 형성되면 정확한 여론 파악은 힘들어진다. 다수 의견은 더 다수가 되고, 소수 의견은 없는 듯 처리될 게 뻔하다. 이른바 여론 독재가 발생하는 불행으로 이어지게 될 위험이 존재한다. 그같은 현대 여론 형성 과정의
요즘 ‘레고랜드’ 사태로 시끄럽다. 이유가 있다. 그 사업을 통해 생색내는 쪽 따로 있고 뒷감당하는 쪽 따로 있어서 그렇다. 사태의 본질은 전시행정과 지방재정을 둘러싼 이해관계이다. 분명한 것은 레고랜드 사태 때문에 애먼 건설사들이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 정치와 정책은 다르다. 정치의 핵심은 다원성, 그리고 정책의 핵심은 일관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관성이 결여되면 정책은 아무런 효과를 낼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동태적 비일관성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이다. 지자체가 레고랜드 지급보증을 거부하면서 레고랜드 사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지금, 모든 분야가 어렵겠지만 건설업의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호조와 코로나 위기 동안의 SOC 예산 확대로 건설업의 전반적인 상황은 꽤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2022년에 접어들면서 거시경제적 여건이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건설업의 위기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환율 상승이 건설비를 급증시켰다.특히, 미국 연준에 의해 촉발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금 시장이 경색되고 있다.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정부의 시
작금의 건설시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인 긴축정책과 경기의 침체로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의 늪에 빠져 있다. 수출 부진으로 인한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금리 인상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저하로 인한 소비부진, 생산부진으로 인한 고용률 저하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주택경기가 활성화됐고,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는 원자재 등 생산자 물가의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 풍부한 시중
건설업계에 부보(訃報)가 날아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신고된 종합건설업체 부도 건수는 올 7월까지 4건이다. 2016~17년 연간 각각 17건에 비하면 현저히 적지만 지난해 2건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다. 지난 7월 말 당시 등록된 종합건설업체 1만8492개에서 4개 업체가 탈락된 것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집계되지 않은, 큰 폭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증가세와 전문건설업체와 연계된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우려감이 커진다.기업의 도산은 채무 이행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기업 활동을 청산해야 하는 것이지만 기업 차원을 넘어 사회
‘기간산업’은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로부터의 특수품 수입이 두절된 영국이 곤경에 빠졌을 때 한 나라 경제의 사활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한 나라 산업의 토대가 되는 산업으로서 철강·동 기타의 금속산업, 원자력·화석연료·신재생·배터리 등 에너지 또는 동력산업, 공작기계·조선·차량 등 기계산업, 주요 화학제품 등 화학산업, 반도체 등 전자산업 및 교통산업 등 생산부문의 중추부문을 의미한다.말하자면, 국민경제의 발전을 좌우하는 기초이며 대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산업이다. 조만간 우주시대에 접
국내 건설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꼽으라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지목할 것이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인프라 구축에 많은 공헌을 했지만 기술자보다 돌파력이 뛰어났던 경영자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범위를 건설기술자로 좁히면 쉽게 떠오르는 분이 없다. 뛰어난 경영자는 많은데 뛰어난 건설기술자가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필자가 정 명예회장과 함께 일했던 경험은 경영자보다 기술이 몸에 밴 장인이었다. 학습으로 얻은 지식보다 눈썰미로 익혔던 경험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충만했던 사람답게 다양한 공법을 시
방송이나 통신과 관련한 이용자 권리 중 보편적 서비스권이란 게 있다. 누구든 방송이나 통신 서비스로부터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과거 전화 서비스 설치 과정에서 비롯된 권리 장치다. 전화 사업자는 인구밀도가 높은 곳을 사업 대상으로 선호하게 마련이다. 인구밀도가 낮은 곳에선 설치 비용을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를 방지할 정책이 없을 경우 자연스레 지역에 따라 서비스 차등을 받게 된다. 보편적 서비스권은 이처럼 이용자들이 생존에 필요한 서비스로부터 소외 받지 않게 할 요량으로 정한 권리라 하겠다.대부분의 선진 사회
‘균형발전’이 화두다. 공간 양극화를 시정하기 위해서다. 한국엔 소득 양극화에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공간 양극화에 대해선 놀라우리만치 무관심하다. 진짜 문제는 공간 양극화다. 소득 양극화는 제도보완을 통해 호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공간 양극화는 돌이킬 수 없다. 한 곳에 집중된 사회간접자본과 인프라를 뜯어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간 양극화는 생산요소 일부만 쓰게 하므로 국내 총생산을 줄어들게 한다. 그 결과 총소득이 줄어들고 소득 양극화는 더욱 격심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처럼 영토가 협소한 나라에서 소득 양극화는
여전히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중 경제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신냉전 구도에서 안정적 성장을 위협받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당연히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고, 그래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기 하강 또는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사이클상의 침체 국면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더 큰 현안은 바로 극단적인 저성장으로 장기 불황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그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양
작금의 우리 경제 상황은 고물가, 저성장의 틀에 갇혀 있다. 코로나 이후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확대와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그 결과 시중 유동성의 확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던 차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여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의 대폭적인 인상과 테이퍼링(양적 긴축)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소비 위축 등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수출 경제에 의존하는 우리의 경우는 세계적 경기침체로 수출 감소와 고환율
2019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김환기 선생의 1971년 작품 ‘우주’가 132억원에 낙찰됐다. 60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는데 10분간 가격 경쟁을 벌인 결과이다. 현재까지 국내 작가의 미술품으로는 경매 최고가 기록이라고 한다. 유명세와 무관하게 미술품은 ‘유일성’이 특성이므로 공급 독점적이다. 경매는 수요자가 다수라면 최고가 경쟁을 통해 낙찰 및 계약 가격을 인상시킨다.건설 공사입찰에서는 최저가 경쟁방식이 우선적이다. 건설 공사는 수요 독점적이므로 건설 공급자인 다수의 건설업체가 저가 경쟁을 한다. 적격심사낙찰제이든 종합
어느 성직자가 은퇴 강론에서 뜨거운 가슴 얘기를 했다. 신학대학생 여러 명이 은퇴 시 가장 아쉬운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신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악가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라 대답하자 ‘아직도 젊은 피가 넘치십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국무위원 후보로 지목받았던 어느 교수가 자신의 과거 전과기록을 20대 때 뜨거웠던 가슴 탓으로 돌렸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는 결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으냐로 양해를 구했다.두 사람 얘기에 공통점이 보인다. 뜨거운 가슴에 나이를 매겼다. 뜨거운 가슴이 젊은이만의 특권인 것처럼 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NDC) 및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변화대응은 국가의 의제(어젠다)인 동시에 지구촌이 당면한 이슈이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다시 대두된 에너지원 및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에너지안보 또한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안이다.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외교 그리고 산업,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결고리를 가지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중 정치외교와 산업은 현재 시점에 더 중심을 두지만 과학기술적 측면은 미래시점에 보다 더 중심
지방에 ‘종말론’이 번지고 있다. 인구 때문이다. 의 저자 맬서스는 인구 증가 때문에 종말이 올지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지금 지방은 인구감소 때문에 종말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에선 ‘지구 종말론’보다 ‘지방 종말론’이 훨씬 더 심각하다. 수도권 사람들 중에 지구 종말을 걱정하는 이는 많지만 지방 종말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지금 지방엔 빈집들 빼고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 제기가 약간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어서 그렇다. 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부랴부랴 ‘지방시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