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월 말 종료하려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4개월 연장한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국민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한 결정이라는데 세수 감소 우려 탓에 영 탐탁지 않다.지난해 세법개정으로 인한 감세뿐 아니라 최근 부동산·주식 시장 침체, 반도체 수출 부진 등에 따른 기업의 실적 악화로 올해 세수 상황은 ‘마이너스’가 유력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2월 누계 국세수입이 5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고 했다.여기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면서 세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유류
인공지능 챗GPT가 연일 화제다. 미디어의 지면과 화면을 다 삼킬 태세다. 여태껏 기술에 비해 가히 변곡점이라 칭할 만하다니 호들갑 대신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신기술이 선사하는 놀라움을 꼽으라면 단연 인간 동형성과 복합성이다. 오랜 친구 마냥 끝없이 대화를 막힘이 없이 이어가고 심지어 인간적 교감도 일부 가능하다. 그에 보태 영역의 제한 없이 복합적인 정보를 쏟아낸다. 인간 동형적이며 무한 복합적인 면 탓에 우리 살림살이에 큰 긴장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론 더 큰 긴장을 가져다줄 게 뻔하다. 인공지능 이전의 대표적 신기
건설업계가 매우 혼란스럽다. 대표적으로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관련해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적절한 해법을 찾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연일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월례비는 1990년대 건설사들이 건설기계를 외주화하며 건설기계 조종 노동자들이 자영업자나 하청사업자 소속으로 전환됨에 따라 공기 단축이라는 명분 아래 ‘월례비’라는 이름의 급행료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후 건설현장에서 월례비는 관행처럼 이어졌고 몇 년 전부터는 원·하도급 분쟁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으로 다뤄져 왔다. 그러던 중 최근 정부가 건설현장의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요양병원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에서 중대재해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청 업체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월27일 법이 시행된 지 1년 3개월여 만에 나온 첫 판결이다.법원은 “피고인들이 업무상 의무 중 일부만 이행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대 부착과 작업계획서 작성 등 안전보건 규칙상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로 책임
‘주69시간제’가 ‘과로 사회’를 만든다는 주장이 있다. 터무니없다. 근로자들에게 주당 69시간 노동을 강요한다는 식이다. 큰 오해다. 표현이 잘못돼 벌어진 일이다. ‘주69시간제’가 아니라 ‘근무시간제 개편’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정확히 지적하면, 근로자들에게 근무시간을 스스로 ‘최적화’하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근무 공식이 있다. 대부분 월요일부터 금요일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한다. 그리고 주당 최대 52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그 근무시간을 개편해보자는 취지다. 원하면 근무시간을 주당 최대 69시
우리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클라우드서비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결합해 다양한 스마트기술이 개발되고 산업계의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건설업계도 예외일 수는 없다. 대표적인 사례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더 크고 더 복잡한 구조의 건축물을 짓기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앞다퉈 경쟁적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공사기간 단축, 인력투입 절감, 현장 안전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최장 10년이었던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4월7일부터 3년으로 단축됐다.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됐다. 전매제한 완화는 이번 시행령 개정 이전에 이미 분양을 마친 아파트에도 소급적용된다.정부가 이런 규제 완화에 나선 배경엔 전국적으로 위험수위에 올라선 미분양 주택이 있다
무역수지 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무역수지 적자 기간은 기존 1995년 1월∼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적자 기록 이후 25년 만에 가장 길다. 작년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대부분 원자재 가격이 아직 충분히 안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바뀌었다. 핵심 에너지 원자재인 원유의 수입단가는 3월 배럴당 85.9달러로 1년 전의 99.0달러 대비 13.2%나 감소했고 수입액 자체로도 6.1%가 줄었다. 특히 원유를 포함한 주요 에너지원(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의 3월 수입액은 164억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가 제로, 아니 마이너스 성장으로 직행하고 있는 듯하다. 금리 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하고 그 폭도 넓어지고 있다.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조금 과장해서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정부, 국회, 재계 및 노동계 등은 빨리 인식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저마다의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고 본다.기업과 근로자의 인적자원개발(HRD)을 통한 역량 제고, 경쟁력 강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8.61% 떨어졌다. 역대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집값이 떨어졌으니 공시가격도 떨어질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큰 하락이다. 부동산 시장도 놀라는 눈치다. 시장에서는 15% 내외로 공시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를 보면 지난해 집값은 16.84% 떨어졌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더 떨어진 것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지난해 71.5%에서 올해 69.0%로 낮췄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가격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은 수주의존형이다. 대부분이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의 수주에 의존하고, 기획, 설계, 조달, 시공, 유지관리, 운영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반의 사업관리, 운영능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수주중심의 해외건설 의존도가 강한 현 상황에서 이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지원체제가 구축돼 온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투자개발형 사업의 비중이 높고, 업스트림의 고부가가치 영역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투자개발형 고부가가치형 선진형 해외 진출을 위한
지난 3월10일 미국 내 16위 규모의 은행인 SVB(Silicon Valley Bank)가 파산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벤처기업 자금조달을 담당하던 40년 역사의 은행이 불과 48시간 만에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며 사라진 것이다. 파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유는 다양하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 경영진의 무리한 투자,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부재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주목해야 할 점은 SVB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분류 기준으로 Category 3에 해당하는 은행이라는 점이다.
미국 CNN방송이 우리나라의 주 최장 69시간 근로를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해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거센 반발을 3월19일(현지시간) 큼지막한 기사로 보도했다. 제목이 “이 나라는 주 69시간 근무를 원했다.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는 다른 생각이었다”였다. 이틀 전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한국 정부는 69시간제를 원한다. 청년층은 반발한다’라는 비슷한 제목의 기사에서 “청년층 반발로 한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69시간제 도입 결정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몇 해 전 일산대교 통행료를 지역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지자체장 선언에 깜짝 놀랐다. 일산대교는 민간자본인 국민연금 운영 도로이고, 나머지 한강교량은 세금 운용도로다. 국민연금 혜택을 누리고 있는 세대가 연금지급 여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법을 생명같이 중히 여기는 법조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국가재정여력을 제대로 이해하면 민자도로 운영권 박탈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이다.지난 2012년 8월17일 조찬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셨던 변호사 출신의 고(故) 박원순 시장께 비슷한 질문을 했었다. 당시 박 시
최근 모듈러 건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기존 현장 중심 시공에서 탈피해 주요 부재 및 부품의 70~80% 이상을 표준화·규격화된 모듈 유닛으로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현장으로 운반 후 조립·설치하는 ‘모듈러주택’에 대한 정부와 산업의 관심이 크게 증대됐다. 사전제작에 의한 공기 단축, 환경피해 저감, 품질 개선 등 장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건설기능인력 고령화 및 숙련공 부족 문제 그리고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모듈러주택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법안을 마련했고, 11월에는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매력적인 서울의 미래 청사진이다. 한강 위로 곤돌라가 다니고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수상 산책로가 곳곳에 들어선다. ‘런던아이’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관람차 ‘서울링’, 여의도공원에 들어설 제2 세종문화회관 등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확 늘어난다. 서울 곳곳에 뻗은 한강 지천에도 여가시설이 갖춰진다. 한강을 활용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결과대로만 제대로 완성한다면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그레
최근 미국 건설 전문지 ENR(엔지니어링 뉴스레코드)에 따르면 전 세계 건설시장에서 우리나라 건설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5.7%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18년 점유율은 6.0%로 3년새 0.3%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반면, 중국 건설사들의 매출 점유율은 2021년 28.4%, 3년 전인 2018년 24.5%보다 3.9%p 증가한 수치다. 저렴한 인건비를 내세운 가격경쟁력이 주된 동력이다.우리 건설사는 기술력을 앞세운 해외 선두기업들과 가격경쟁력이 주 무기인 중국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건설업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규정한 건설업의 체계는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역할로 구분이 명확하게 규정돼있으며, 이에 따라 원청사는 공사에 대한 관리를 통해 계약을 이행하고, 하청사는 전문적으로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인식의 고착화가 이뤄졌다. 제도화된 법령과 공사비 산정체계, 계약문서 등 모두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고착화된 인식 속에서 제도가 견고하게 다져져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부분의 간접업무가 하청사로 인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노무자도 하청사가 직접 고용해 관리하며
최근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대출 중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브릿지론(Bridge Loan)’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PF 사업장의 근본적 위험으로 고금리의 브릿지론이 건설·시행사업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론은 문자 그대로 다리(Bridge)가 되는 대출(Loan)로, 긴급 자금이 필요한 때 단기 차입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일반 대출보다 이율이 훨씬 높고, 별도 수수료가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건설 및 금융
심상치 않다. 요새 ‘노조’와 ‘조폭’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합성어 ‘노폭’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우스개다. 노조와 조폭 누가 더 강할까? 노조다. 명분이 따르기 때문이다. 노조는 영어로 ‘유니언(union)’인데 ‘합집합’이란 뜻도 된다. 그래서 세를 불리기가 쉽다. 몇십만 명을 모을 수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권력이 생긴다. 한자어 ‘권력’을 한글로 풀면 ‘주먹 힘’이다. 법이 없으면 주먹이 곧 힘이다. 법이 있어도 때로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 원시사회와는 달리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주먹이 아니라 머릿수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