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차올라 보름달이 되고, 닭이 품은 계란은 때가 되면 병아리 껍질을 깨고 나오는 듯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면 뜻을 이루는 것이 순리겠다. 그러나 첫 삽을 뜬 지 약 30년이 지난 새만금은 세계경제지도에서 환서해안·동북아의 경제적 지위가 상전벽해 하는 동안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분히 순리에 맞지 않다. 

새만금에 대한 국민적 바람은 뜨겁지 아니한 때가 없었다. 첫 삽을 뜰 당시에는 식량자급자족률 100%라는 국민적 바람이 가득했다. 이후 환서해안 시대를 주도할 동북아경제 거점 건설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대선에서 후보자들 모두 새만금 개발을 약속했다. 현 정부 역시 새만금 개발 공약을 딛고 출범했다. 그 어느 정권보다 공격적이다. 다행이다. 

새 정부 들어 처음 마련된 2018년도 국가예산 중 새만금 관련 예산이 전년대비 25.7% 늘었다. 이에 앞서 2013년에는 새만금을 집중 개발시키기 위한 의지를 십분 반영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이 법을 근거로 전담 정부조직인 새만금개발청이 설립된 바 있다. 올해는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그간 공공주도로 추진돼 온 각종 SOC 사업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조기완공이 기대되는 남북2축과 동서2축 도로는 새만금의 ‘H빔’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새만금개발을 주도해 온 한국농어촌공사의 올해 신규 시설공사 발주 규모가 801건, 1조1346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비단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침체된 내수경기에 변곡점이 돼 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새만금에 대한 비전 역시 더욱 다채롭고 더욱 커지고 있다. 착공 당시 국가적 비전은 1차 산업에 기반한 ‘식량 자급자족’에 치우쳐 있었다. 근래 새만금의 비전은 4차 산업과 마주해 있다. SOC면 SOC, 비전 이면 비전 본격적인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에너지가 충만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민간이 응답해야 한다. 물론 강요할 수는 없다. 시장에서의 기업 경영은 다분히 자율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구조적·장기적 경기침체 터널 진입이 우려되는 대한민국에서 국가는 물론 기업의 미래비전을 찾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 이때 응답을 주저하는 민(기업)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본 의원이 대표발의한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은 줄탁동시의 일환이라 하겠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고 껍질을 쫄 때 이를 도우려고 어미닭도 밖에서 같이 쪼아대는 것을 의미한다. 본격적이고 성공적인 새만금 개발을 위해 민·관의 줄탁동시가 절실하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사업시행자격자의 제약을 완화해 보다 많은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새만금사업지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전환해 새만금산업단지의 위상을 제고하는 동시에 국가산업단지에 적용되는 각종 지원을 새만금 입주기업들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공유재산의 사용료·대부료 감면 혜택을 국내기업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도 개정안 내용에 긍정적이다. 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줄 ‘당근’이 돼 주리라 기대된다. 

민·관이 서로 전략을 공유하고, 자원의 선택과 집중에 뜻을 함께해야 한다. 그간 관 주도로 진행돼 온 새만금. 30년 만에 찾아온 내부개발 호기를 민이 실기해서는 안 된다. 머지않아 어미 닭이 충분히 품어놓은 달걀 껍질을 깨고 병아리가 부화될 날을 기대해본다. /국민의당 의원(정무위, 전북 군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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