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남한 최북단 그곳에 평화와 희망이 싹터
인근 DMZ박물관엔 냉전 상흔 고스란히

대한민국 최북단 고성 DMZ로 가는 길. 얼마 전 이산가족이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가기 위해 지난 평화와 희망의 길이다. 백두대간을 벗 삼고, 푸른 동해를 길동무 삼아 즐거운 마음으로 달린다. 더는 달릴 수 없는 길 끝자락에 통일전망대가 있다.

통일전망대는 1984년 분단의 아픔과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금강산과 가까운 현내면 마차진리에 설치됐다. 휴전선의 동쪽 끝이자,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10km 지점이다.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한국군과 북한군 초소가 대치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불과 600m도 안 되는 거리다.

가슴 아픈 풍경만 있는 건 아니다. 시선을 돌려 해안선을 따라가면 시리도록 아름다운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 1만2000봉우리 가운데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과 ‘바다의 금강’이라는 해금강이다. 해마다 약 50만명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금강산과 해금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배율 망원경을 이용하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북녘을 세세히 볼 수 있다.

현재 오래된 통일전망대 옆에 해돋이통일전망타워 건설이 한창이다. 지상3층 신식 건물이 완공되면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더 편리하게 북녘의 산하를 바라볼 수 있다. 해돋이통일전망타워는 9월 준공 예정이다.

통일전망대 왼편에는 거대한 조각상이 두 개 있다. 1988년 설악산 신흥사에서 세운 높이 13.6m 통일미륵불과 1986년 천주교에서 세운 높이 10.5m 성모마리아상이다. 통일미륵불은 엄숙한 표정으로 통일 기원문을 외고, 성모마리아상은 간절한 마음으로 평화를 기도하는 듯하다.

통일전망대에서 나오는 길에 꼭 들르는 곳이 DMZ박물관이다. 1953년 유엔군과 북한군이 체결한 정전협정으로 탄생한 DMZ를 주제로 전쟁의 기억과 흔적,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담아 조성했다. 실내에는 DMZ의 탄생, 냉전의 유산, DMZ의 생태계를 주제로 한 전시물이 줄을 잇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구역에 서식하는 산양과 수달, 흰꼬리수리 등의 박제,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엽서가 달린 평화의나무도 눈길을 끈다.

바다에서 산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신라 시대에 창건한 건봉사가 기다린다.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된 후 중건했기 때문에 전각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김하인아트홀에 들러도 좋다. 소설 ‘국화꽃 향기’ 저자가 운영하는 문화 예술 체험 공간이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해변 도서관에 앉아 김하인 작가의 작품을 읽고, 쿠키와 초콜릿 만들기나 천연 염색 같은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가을날의 서정을 만끽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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