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5일 인천 건설기술교육원에서 첫 번째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이 있었다.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참석자들은 BIM 등 과정을 밟고 있는 교육생들과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을 계기로 한 청년이 GS건설에 취직을 했다며 지난 7일 2차 선언식에 참석해 장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것을 보니 또 다른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김 장관은 건설기능인 도제식 훈련에 참여하는 한 특성화고교를 찾아 학생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훈련에 참여하고 졸업 후 전문건설사에 취업했던 학생들은 그 회사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그럼에도 청년 건설인을 키우겠다는 전문업체들은 더 늘어났다.

그 청년을 2차 노사정 선언식에 초대한 취지가 무엇인지 선뜻 와 닿지 않았다. 이번 생산구조 혁신방안은 대기업에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BIM 등을 소재로 한 기술분야 혁신 논의도 직접 관련은 없다.

정부 입장에선 건설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부각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전문건설업체에서의 생존율이 낮은 상황은 어떻게 보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장관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대기업에 입사까지 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멋진 경험일 수 있겠지만 건설업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전문건설사를 비롯해 중소기업계는 구인난을 겪고 있고 청년건설인은 씨가 말라간다고 아우성이다. 건설인을 꿈꿨던 청년들은 건설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경험하고는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며 돌아서고 있다. 이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건가.

이번 혁신논의에 참여했던 모든 건설 종사자들은 진심어린 고민 속에서 방안을 내놨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장면에서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사고방식을 드러냈고, 이 모든 노력을 정치쇼로 바꿔놓은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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