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초연결성 사회에서
 돈벌이의 기반을 혁신해야 한다 
 수요자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을 제시하려면 
 수요자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유효한 데이터로 재구성해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제안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차원적인 초연결성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AR/VR),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등의 초월적인 지능과 정밀 기술의 구현도 이질적이고 복합적인 정보와 기술을 어떻게 다차원적으로 융합하고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초연결성의 바탕은 데이터이다. 크거나 작은, 일회적이거나 반복적인, 핵심적이거나 부차적인 무한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수집되고 점검되고 가공되고 분석되어져야 응용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금융 자산, 서비스 자산, 부동산, 지적재산권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고부가가치의 경제적 사회적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 경제(Data Economy)이기도 하다. 

건설 산업에서도 융복합화는 오래 전부터 강조돼 왔다. 하지만 무한한 건설 관련 데이터는 효과적으로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 수주, 투자, 인건비와 자재비 등 공사비, 영업이익률 등 수익과 비용 측면만의 데이터가 아니라 산업 혁신을 위한, 산업 혁신에 의한 데이터 생성력을 높여야 한다. 

우리는 무수한 시설물에게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는가? 

한강 위 30개가 넘는 교량 위로 오가는 무수한 사람들과 교통수단이 교량에 대해 쏟아내는 관찰과 평가와 반응들을 얼마나 유용한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는가? 주거환경 변화에 따른 적정한 주택 공급과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 주택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의 의사결정과 행동들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은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가? 노후 관거와 지하공간 등 각종 사회간접시설물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데이터는 생성하고 있는가? 강릉 철로 탈선사고의 경우 철로와 신호 설계 시공 데이터가 이후 운영과 관리 데이터에 효과적으로 연계됐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원하도급 불공정 거래에 대한 데이터는 발언자의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데이터가 툭툭 제기되곤 한다.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일시적 여론 형성의 근거 자료를 데이터 경제의 구성요소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빅테이터만 유효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의 일관된 현장 정보가 생성되고 누적될 때도 유익한 산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현장일지가 가변성이 큰 현장 상황을 정확하고 실제적으로 기록하고, 기업이 축적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면 현장 자재와 인력 유출입과 작업 여건의 변화를 현장 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현장 데이터를 산업 차원에서 불편부당하게 활용한다면 생산성 향상과 생산체계 혁신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소규모의 좌담회나 설문 의견이라도 일관되게 생성되고 축적되고 분석된다면 유용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관건은 데이터의 의미와 자산 가치를 파악해 어떻게 연결하고 확대 재생산하느냐의 문제이다. 

우리 건설산업은 일회성 ‘돈벌이’에 익숙해져 있다. 공공 발주기관이나 정부도 ‘돈’의 액수에 치중해서 예산과 지출을 결정하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연결성 사회에서 건설업계는 ‘돈벌이’의 기반을 혁신해야 한다. 수요자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을 제시하려면 수요자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유효한 데이터로 재구성해 매력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정부는 예산 절감을 명목으로 안일한 태도를 탈피해 고품질의 건설 시설물과 서비스를 조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건설 데이터 플랫폼을 혁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건설 산업은 지진아도 아니고 돈만 집어삼키는 불가사리도 아니다. 정부가 업역 조정을 통해 생산체계를 혁신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건설 산업의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데이터 기반을 확충시키는 노력이 필요불가결하다고 판단한다.

데이터는 무한한 외부 경제효과를 창출한다. 자연도 사람도 시시각각으로 무수한 정보를 산출해낸다. 대부분이 일상적인 반응이어서 가치가 없을지라도 의미 있는 변화와 패턴을 발굴해 가치 있게 재구성하는 것이 데이터 경제이다. 건설 산업의 모든 과정과 절차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건설 산업의 운영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시설물의 효율적인 생산뿐만 아니라 안전한 유지관리, 높은 품질 확보, 시공간적 변화, 사회문화적 소통 등을 항시적으로 살펴보고 정책적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일은 건설 산업의 혁신적 동력이 될 것이다.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건설경제산업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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