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산체계 개편으로 전문건설은 종합공사에, 종합건설은 전문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관련법이 벌써 개정됐고 2021년부터 단계적 변화가 예고됐다.

제도 개선을 통해 꺼져가는 산업발전의 불씨를 살리고 나아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생리를 바꿔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에 업계 종사자들의 볼멘소리가 안 나올 수 없다. 원‧하도급의 높은 벽을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온 전문건설인들에게 종합업체들과 한 시장에서 경쟁하라니 얼마나 막막하겠나.

산업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여러명에게 물었다. “종합‧전문 중 어디가 유리한가”, “자금력이 좋은 기업만 살아남는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조금은 유치한 질문도 있었다.

여러 답변을 들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답은 “조직의 논리로 접근하지 말자”였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업계의 유불리를 고민하기 보다 업체들이 스스로 유불리를 따져보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변화는 확정됐으니 그 안에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적자생존.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것이 살아남는 게 이치고, 살아남는 자가 강자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개인이 작은 습관 하나를 고치는 것도 매우 어려운데 기업이 경영방식을 바꾸는 것은 더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새해에는 새 제도의 구체적인 사항들이 논의되고 정해질 예정이다. 전문과 종합업계의 치열한 수 싸움이 또 한 번 벌어질 것이 자명해 보인다. 양 협회가 수 싸움을 벌이는 동안 각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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