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과 빈티지가 만나는 현장

신사동의 ‘가로수길’엔 멋과 맛과 낭만이 있다.

‘신사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황금노른자 땅?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매장?

하지만 이런 도시적이고 모던한 것들에 가려 정작 빛을 발하지 못하는 또 다른 도시적이고 모던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로 가로수 길 변의 빈티지 건물들이다. 신사동 한 켠에 서 있는 ‘가로수길’이라는 이정표는 낯이 익다 못해 정겹기까지 한 이름이다. 이름이 낯익다고 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 흔한 동네 가로수 길은 아니다.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발견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쇼윈도우 안에 디스플레이된 오토바이 한 대와 연두빛 원피스 그리고 빨간 여행용 가방은 금방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곳에서 한 블 럭 떨어진 곳에 위치한 ‘Me’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색다른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사람들의 눈길과 입맛을 한꺼번에 사로잡는다. 샌드위치를 주문해 손에 들고 걷노라면 언뜻 프랑스나 영국의 고즈넉한 거리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요즘에는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 대우 받는 세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는 불안감에 몸과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세련되고 더욱 고급스러운 건물을 짓는다. 하지만 그런 건물에서 맛다운 맛을 느낄 수는 없다. 건물의 맛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세월과 공이 함께 깃들여져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신사동 가로수 길엔 멋과 맛과 그것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낭만적인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2007년에는 이런 모던함 속에서 뭉근하게 우러나는 감성적인 레트로 빈티지가 새로운 건설문화의 인테리어로 급부상 하지 않을까!

매연과 소음에 찌든 회색 빛 건물 숲 사이에서 만나는 빈티지 건물과 인테리어, 혹은 소품들은 신사동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2007년 또 하나의 색다른 문화코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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