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지난해 만 20~34세 청년층의 자가 점유율이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만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주거실태 조사’ 결과다. 일반 가구 임차 비중인 38.3%의 절반 수준이다.

조금 더 눈에 꽂히는 수치는 전세와 월세 비중이다. 청년 중 75.9%가 전월세를 살고 있는데 전세 거주자 비중이 32%, 월세 거주자 비중이 68%다. 그나마 지난해 전셋집 거주 비율이 2017년보다 3.1% 늘었다.

수치는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게 놀랄 만한 수치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다양한 직종의 젊은 직장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 보면 부모님과 동거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월세로 거주하고 있다.

저축 효과가 없는 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건 청년층에 더 큰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청년층의 월소득대비 주택임대료비율(PIR)은 20.1%로 2017년보다 1.2%p 올랐다. 또한 지하 등에 거주하는 가구 비중 1.9%, 1인당 주거면적 31.7㎡ 등으로 열악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이겨 내는 젊은 청춘들도 있다.

한 집에 머무는 평균 기간이 1.4년으로 일반 가구 7.7년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에 거주하는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 비율은 80.9%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1년 반 혹은 2년마다 이사를 가야 하는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 속에서 산다.

주거 문제를 청년들만의 고질적인 고통으로 정의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서서히 가라앉는 선박처럼 침몰 중인 한국경제와 오를 때는 급격하게 오르고 내릴 때는 완만하게 내리는 집값의 가격 특성을 주지할 때 열악한 거주 여건은 청년층의 사회적 불만을 키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통계 데이터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주거 관점에서 청년 세대의 우울한 처지를 적절하게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청년층은 집의 소유라는 꿈이 사라지다 보니 또래의 집 보유에 대해서는 굉장히 냉소적인 모습도 보인다. ‘로또 맞거나 부모님이 사 주지 않으면 어떻게 가능하냐’ ‘내 집 마련 못한 40대도 수두룩한데’ 등등. 올해 1~4월 주택 구입자 20만2112명 중 30대 이하가 24%나 된다는 한 언론사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주 “재정 확대로 저성장 탈출이 어렵다”는 고백을 했다. 주변에서 일부 계층 외에는 화창하게 웃는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죽지 못해 장사한다는 자영업자들, 최저임금 여파마저 덮치면서 그로기 직전이다. 고도 성장기 대기업들이 제공한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깎인 임금을 기반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의 확산은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담았다.

KDI는 지속적인 제도 혁신으로 경제에 대한 생산성 기여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2020년대 성장률이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빈곤의 시절을 살아가야 하는 청년층에 인생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억센 정도로 운이 좋은 건 아니지만 지방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돈 한푼 물려받은 것 없이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보유하며 살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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