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높아지는 신용 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기업의 신용도가 저하되며 부정적인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S&P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춰 잡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60세 이상’은 대폭 늘었고 30·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3만2000명, 18만2000명이 줄면서 21개월째 동반 감소하고 있다. 또 실업자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113만7000명에 달한다. 실업률이 6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왜 이렇게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다. 총체적인 면을 잘 보면 그 밑에 SOC 투자에 대한 정부의 편견과 오해에 기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예산안은 470조5000억원으로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추가경정예산도 6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는데 언론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정도로 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편성됐다고 하지만 이 와중에 유일하게 줄어든 부문이 있는데 바로 SOC 부문 예산이다.

정부 SOC 예산 규모는 2015년 24조8000억원에서 2019년 19조8000억원으로 4년 새 5조원이나 감소했다. 전체 예산에서 SOC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0년 8.6%에 달했지만 2015년 6.6%, 올해 4.2%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지난해 SOC 예산이 1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1000억원 줄어드는 동안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했다. 직·간접적으로 생산 6조2000억원, 부가가치 2조6000억원이 축소됐다고 한다. 물론 일자리도 3만9000개 감소했다. 그 결과 우리 사회, 특히 지방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기업 도산, 총체적 경제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본 의원은 이달 9일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국회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위한 SOC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았다. “너무 어렵다”, “도산 위기다”, “SOC 투자를 늘려달라”는 것이었다.

SOC예산이 3조원 줄면 경제생산이 6조원 이상 줄어드는 등 타격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투자 축소로 고용 창출력이 약해지고 중장기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 전반에 심각한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엄중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냉철한 정책전환과 처방이 강력히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과연 SOC 예산이 나쁜 예산인가? 결단코 그렇지 않다.

SOC 투자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국민들이 살기 좋고 편리한 생활을 위한 기본 토대가 되는 건전한 재정 지출이다. 나아가 국민 누구에게나 무상 혹은 저렴하게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다. 다양한 시설을 제공해 문화융성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짧은 기간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정치민주화를 이루어낸 우리나라 국가 경제의 원동력은 바로 SOC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OC 투자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SOC 투자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정부가 스마트 SOC 투자와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범위한 실태조사로 체계적이면서도 장기적인 노후 인프라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인프라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 인프라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SOC예산 10억원이 증가할 경우 건설업의 취업유발효과는 13.9명으로 타 산업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SOC 투자는 전·후방 연관효과를 통해 전체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제 답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정규모의 SOC 투자가 필요하다.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최소한의 재정 부담으로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프라 투자정책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물었다. SOC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는지? 장관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등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고 있다고 궁색한 대답으로 피해나갔다. 늦었지만 어느 정도 SOC 투자 필요성을 조금이나마 인식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위대한 대한민국의 70년을 있게 한 바탕에는 SOC가 있다. 앞으로 펼쳐질 위대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70년을 위해서도 SOC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과 투자가 필요하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유한국당(국토교통위, 경기 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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