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 분야가 일명 ‘코로나 블루’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다 보니 생긴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그중 코로나19발(發) 부동산 대세 하락은 전조 현상부터 이미 묵직한 충격으로 시장을 강타하는 듯하다. 우선, 기세등등하던 서울 강남 부동산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호가가 수억원이 떨어진 매물이 등장한 것은 기본이고, 실제 거래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84㎡는 지난달 21억원에 팔렸다. 작년 12월 같은 면적 최고가 26억원에 비하면 5억원가량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84㎡는 16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같은 면적의 매물은 21억원에 거래됐다. 석 달 새 5억원이 급락한 것이다.

강남 주택시장은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결국은 무릎을 꿇은 모습이다. 강남3구 아파트 값은 8주 연속 떨어지며 시장 상황에 맞게 빠르게 반응 중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지난 3년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 못지않은 강력한 매수세의 뒷받침으로 하락장을 쉬이 허락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초래된 실물경제 침체 여파는 결국 하락장 국면을 이끌었다.

관심사는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때 한국 부동산시장은 2012년까지 바닥에서 헤어 나오지 못 했다. 약 4년가량 죽을 쑨 것이다. 이번 하락장도 여러 가지 면을 헤아려볼 때 최소한 이 정도는 가지 않을까라는 예상이다.

이같은 예측에 더 힘을 싣게 하는 건 해외 주식시장의 폭락과 가파른 환율 상승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 벌어졌던 것과 똑같은 그 일 말이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은 부동산시장의 반등 탄력성을 강하게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명확해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 전후로 보는 예상치가 대부분이다. 매우 비관적으로 보는 연구기관은 마이너스 성장까지 내다보고 있다.

다만 0%대로 진입한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덕에 수도권 저평가 지역에 대한 투자 매수세는 당분간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향후 하락장 대처의 윤곽이 어렴풋이 잡힌다. 향후 3년 정도는 지난 3년간 상승폭이 컸던 지역의 아파트 매수는 당분간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교통 등 입지 대비 가격이 아직까지 점잖은 지역의 매물은 계속 눈여겨볼 필요성이 충분하다. 강력한 규제와 유동성 영향도 있지만 안양, 인천 등의 낮은 가격대의 아파트 값이 오르는 것은 상승 가능성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또다시 10년 만에 실물경제가 침체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연쇄 반응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있는 법.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면서 시장을 매처럼 날카롭게 주시한다면 안개 속에 가려진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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