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중에 ‘그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인천을 소재지로 했던 향토 전문건설사인 그 회사는 서해대교와 인천대교 등 굵직한 지역 건설사업에 적극 참여했다. 

지역에서 10여년간 최대 규모 전문건설사로 이름을 떨치다 2010년 은행권이 지급 요구한 17억원 규모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그 회사의 주요 협력업체는 위로는 대형 건설사, 아래로는 2000여 개사에 달해 무형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취재원과 그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했지만 그 자리에서 회사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뒤에 찾아보니 진성토건이었다.

당시 보도들에 따르면 진성토건의 부도 원인은 다양했다. 원도급 낙찰률 하락으로 인해 하도급 출혈 수주가 있었고 이상기후로 인한 공사중단도 영향을 줬다고 한다. 금융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패스트트랙 중단이 원인이란 지적도 있었다.

그 회사 이야기는 전문건설사의 유동성에 대해 질의하다 나왔다. 수천억원의 수주고와 자산이 있어도 몇 십 억원의 돈맥경화가 생기면 하루아침에 부도 나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한 전문건설사 종사자는 “기업이 유동성을 확보하려면 선결제 대금 확보, 미수금 회수, 투자유치 등이 있는데 중소기업에겐 뭐하나 쉬운 게 없다”며 “전문건설사는 고정비를 줄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응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정비를 줄이는 것, 결국 인력줄이기가 전문건설사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전문건설 경영도 되돌아 볼 시기다. 작고 약한 고리라도 잘 챙겨봐야 제2의 그 회사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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