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쌍둥이 가상모델)’ 활용을 일상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선진기업들 역시 다양한 플랫폼과 솔루션 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라는 단어는 2002년 미시간대학교의 마이클 그리브즈가 처음 사용한 이후 여러 산업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2017년도와 2018년도에 디지털 변혁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로 언급할 정도로 그 활용가치가 크다.

건설업에서도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시설물 운영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고, 하자나 화재 등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축주나 발주자 입장에서도 사고에 따른 리스크를 크게 줄이고 투자수익률(ROI)은 대폭 높이는 효과도 얻게 된다.

디지털 트윈은 BIM 모델데이터와 유사한 면이 있다. BIM 모델데이터는 건설공사 중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협업과 시각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건축물 준공 후 운영·유지보수 단계에서 활용에 관심을 둔다. 거주자의 행동이나 행태를 바탕으로 운영·유지보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는 게 핵심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BIM기술이 발달하다보니 이 둘의 경계가 점차 애매해지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유지보수까지 고려해 개발 및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디지털 트윈을 BIM 모델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이 결합한 기술로 해석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해석의 문제를 떠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데 핵심 열쇠는 BIM 모델데이터라는 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건설업이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NASA는 이미 우주선의 운영과 유지 및 수리시스템을 디지털 트윈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우주선과 마찬가지로 건축물 프로젝트에서 기획,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 등 전 단계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공 중엔 설계변경 등의 환경변화에 즉각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발주자나 시공자의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건축물의 성능을 미리 예측할 수 있고, 준공 후에는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공간변경이나 에너지공급 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거주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전문제 해결, 건축물 수명 연장 등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만일, 기후나 지질 등 물리적 환경과 같은 조건을 포함한 현실 기반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면 프로젝트 기간은 100배 이상 단축될 것으로 가트너는 예상했다. 신규 빌딩디자인이나 프로젝트의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교환하고, 안전사항, 실용성 여부, 지속가능성 등을 테스트하고 승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들이 대폭 절약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예로 비계공사를 생각해보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비계를 구성하는 금속제품들을 모두 검토할 수 있게 되고,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을 예상해 실측·검토해 나감으로써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고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경우 정보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전 방식보다 35%까지 줄일 수가 있고, 협업업무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디지털 트윈은 사물인터넷기술과 융복합하고 인공지능 기술 및 빅데이터 분석의 기반을 마련할 중요한 기술이다. 이미 제조업에선 본격적인 활용을 시작했고 우리 건설산업에서도 갈수록 주목받을 분야로 전망된다. 전문건설업계를 비롯한 건설산업에서도 기술 발전 속도에 뒤떨어지지 않게 현업에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토데스크 코리아 상무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