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4주년 특집 - 시공VE 성공사례들

국토교통부 건설사업정보시스템의 ‘설계VE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국토부와 산하 발주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한 공사에서 총 3410건의 VE 활동이 진행됐다.

VE 활동은 검토단계에 따라 △계획설계VE △기본설계VE △실시설계VE △시공VE로 나뉘는데, 국토부 통계에 잡히고 있는 시공VE 건수는 36건에 불과하다.

최근 국토부를 중심으로 산하 공공기관에서 시공VE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시공VE로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 주요 원가절감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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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개발이 시공VE를 하기 전의 외벽 입체도면. 외부벽 돌출부와 불규칙한 외벽줄눈이 보이는 기존 설계가 반영돼 있다.

◇철근콘크리트공사 설계변경으로 2억8600만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현재 충남 아산탕정지구에 건설 중인 아파트 공사현장이 우수 현장으로 꼽히고 있다. 이 현장에서는 총 43개 항목의 시공개선사항을 발굴해 총 4억3660만원에 달하는 원가를 절감했다.

원도급업체인 태평양개발은 아파트 9개 동의 외부벽 돌출부와 불규칙한 외벽줄눈을 삭제하는 방안을 발주처에 제시해 설계변경을 이끌어냈다. 당초 설계도면에는 아파트의 미관을 위해 돌출부를 시공하도록 돼 있었는데, 태평양개발은 돌출부를 과감히 삭제하고 동일한 색으로 도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LH에서 이를 받아들여 자재비, 외부갱폼 추가제작비 등 2억8600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정재훈 태평양개발 부장은 “아파트의 미관은 당초 설계대로 유지하면서 공사기간은 줄였고, 난이도가 높은 작업까지 사라지니 골조업체들도 만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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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태평양개발 부장이 준공 예정인 아파트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태평양개발은 시공VE를 통해 아파트 외벽의 시공을 단순화시켰다.

◇터널 내부 벽체 마감재 교환으로 93억원↓=올해 광주전남지역의 노후 고속도로 유지보수공사에서는 VE활동을 통해 터널 내부 벽체 마감재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벽체 마감재는 터널 내 조명 효과를 높여 안전한 주행을 돕는 기능을 하는데, 기존에는 타일을 붙이거나(1km 이상 터널), 도장하는(1km 미만) 방식을 사용했다. 타일의 경우 시공 비용이 높고 파손이나 탈락할 경우 2차 사고가 우려되며, 도장도 고압세척 시 탈락현상이 우려된다.

이에 VE팀은 가볍고 내구성이 좋으며 부식이 적은 ‘불소도장 알루미늄판’으로 벽체 마감재를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고, 1개 노선(약 50km) 내 28개 터널에 적용해 93억원(생애주기 30년 기준)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발주자 주도의 VE 관련 조직은 올해 2월 구성된 이후 3월 현장조사, 5월 기능분석·아이디어 창출·대안 평가 를 거쳐 약 5개월 만에 대안을 확정했다.

◇‘안양 실내체육관·빙상경기장’ 기술개발 보상 첫 사례=지난 2000년 준공된 경기 안양 소재 실내체육관 및 빙상경기장은 건설기술개발보상제도가 건축공사에 최초로 도입된 사례다. 당시 현장에서는 우리나라 센구조연구소와 미국의 S.W.M.B사에 구조컨설팅을 의뢰해 빙상장 지붕 트러스의 구조시스템을 개선했고, 국내 건축공사 최초로 건설기술개발보상을 받았다. 건설기술개발보상제도는 새로운 기술 및 공법을 사용해 원안 설계보다 공사비를 줄이거나 공기를 단축할 경우 설계변경 시 조정된 금액을 계약당사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당초 설계안은 천장에 17개의 주트러스(부재가 휘지 않게 접합점을 핀으로 연결한 골조구조)를 배치하도록 했는데, 주트러스와 부트러스의 처짐 차이로 인해 상부슬래브의 균열발생 가능성이 있었다. 개선안은 주트러스의 개수를 8개로 줄이는 대신 트러스 사이를 H형강 합성보로 연결하도록 했다. 결국 개선 공법은 투입 철골량을 1412톤(t)에서 915t으로 줄이고, 공사기간도 70일에서 50일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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