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내년 5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인 건설기능인등급제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능인등급제는 건설근로자의 등급을 자격증, 교육훈련, 포상 등을 반영해 초·중·고·특급 등 4단계로 구분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도출된 안의 골자는 기능인을 경력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기능인등급제 도입 논의 초기부터 적용을 주장해 온 ‘숙련도 평가’ 관련 내용은 반영되지 않은 채 기능인등급제 시범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숙련도 평가 도입에 대한 모호한 입장만 내놓고 있다.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명장의 기술전수를 통한 젊은 건설기능인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LH는 ‘소명터 프로그램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식에서는 현재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여고생의 인터뷰를 현장 생중계로 담아 스크린에 띄웠다. 학생은 “실력좋은 명장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협약식 참석자들은 아빠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명장은 산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면서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달리 말하면 숙련도를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 15년 이상의 경력과 더불어 그 숙련도를 평가해 명장으로 선정한다. 숙련근로자로 인정받으면 자신이 터득한 지식과 기술들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도 한다.

국토부의 기능인등급제를 적용해보면 LH소명터에 참여한 명장은 ‘특급기능인’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숙련도 평가 없이 경력으로만 기능인을 구분하면 명장과 ‘20년 동안 타일만 운반한 건설근로자’는 같은 등급을 받을 수도 있다.

예로 든 비교 대상이 다소 극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건설근로자들에 대한 철저한 ‘숙련도 평가’를 통해 그에 맞는 대우를 할 때 건설의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이 하루빨리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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