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이란 어떤 함수의 볼록성과 오목성이 바뀌는 점을 가리키는 수학적 단어이나, 인생의 가치관이나 사회적 현상, 경제적 추세를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의 비유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런 변곡점의 시기가 우리 건설업에게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등장함에 따라 산업구조, 인력, 기술의 근본적 혁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미래 변화의 큰 물결을 읽지 못해 사양의 길로 들어선 산업과 기업이 늘 존재했다는 점에서 건설업의 202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선 부가가치와 신시장 창출이 용이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산업구조 개편이라 함은 엔지니어링(설계 포함)과 시공의 분절, 전기·소통·통신과 건설의 분리 등 건설업 가치사슬의 통합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 모듈러 건축 등 새로운 건설방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생산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간 정부가 주력한 종합·전문의 업역과 업종 개편은 건설시공 분야의 수직적 생산체계에 국한된 산업구조 개편의 서막에 불과하다. 여기에 머물지 말고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명실상부한 ‘융합과 통합’의 산업구조가 되도록 개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건설현장 내국인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2021년에는 건설근로자 적정임금제, 기능인력 등급제, 전자카드제 시행이 예정돼 있다. 세가지 제도가 시행될 경우 외국인력의 고용은 힘들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내국 기능인력 고령화와 부족 현상을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 있다. 숙련도 부족, 고령화, 그리고 건설업으로의 유입 부족을 기능인력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 등 지키기 형의 변혁만으로는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생산방식과 프로세스의 다양한 혁신을 통해 기능인력 수요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다기능화하는 전략 채택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혁신을 모색해야 한다. 현행 생산 프로세스와 가치사슬에서 기술혁신은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기대치보다 낮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술혁신의 눈높이가 중소기업의 현실상 엄두로 내지 못할 수준의 첨단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 건설기업으로 하여금 작은 것부터 고쳐서 생산성 향상과 이윤 확보에 나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사업 및 연구개발(R&D) 체계의 전면 개선이 요구된다. 그리고 대중소기업·연구기관·스타트업 간 기술혁신 협력모델 및 플랫폼 구축 등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생태계의 조속한 구축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건설업은 국가경제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건족’이라는 불명예와 후진적 산업 이미지를 안고 있다. 이는 건설업이 여러 변곡점의 시기에 현실에 안주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다시 찾아온 변곡점의 시기에 우리의 건설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미래 변화에 맞게 건설업의 역할을 재정립해 첨단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2021년이 건설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변곡점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변화하는 상황보다 먼저 변화해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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