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칼럼] LH 사태 계기로 바꿔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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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 LH 사태 계기로 바꿔야 할 것들 
  •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 승인 2021.03.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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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 사태로 인한 국민 분노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투기 의혹이 정치권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3기 신도시는 물론 모든 공공택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등 철도·도로 주변 땅까지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공공 개발과 관련된 모든 업무가 집중돼 있는 LH는 대대적인 조직개편 수순을 밟고 있다.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불신도 커지도 있다. 이번 투기 의혹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물론 근본적인 제도개선과 정책 방향 수정도 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LH 사태와 관련해 부동산 투기 근절방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불법·불공정행위 예방 △투기 시도 시 적발 시스템 구축 △적발 시 일벌백계 △부당이득 철저 환수 등 4가지다. 예방차원에선 ‘부동산 등록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토지개발, 주택업무 관련 부처나 기관 직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토지거래를 제한한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 등록제는 감시 시스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불법 행위에 대해선 징벌적 부당이익 환수가 적용된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 등에 대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에선 이를 참고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대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비공개·내부정보를 활용해 투기하거나 허위매물, 시세조작, 불법전매 등의 시장 교란행위를 할 경우 엄벌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LH 조직개편도 추진된다. LH 직원 규모는 1만명으로 주무부처인 국토부(4500여 명)보다 크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하면서 설립된 LH는 12년 만에 조직개편이 단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해체 수준으로 LH 조직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대통령까지 연일 ‘부동산 적폐 청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로는 충분하지 않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중앙집권적 주택공급 체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민간이 LH와 같은 공공기관을 믿고 땅과 사업권을 넘기는 게 공공주도의 핵심이다. 투기 의혹이 터져나온 상황에서 집과 땅을 선뜻 맡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공이 주도하면 가격 거품 없는 저렴한 주택을 공정하게 공급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국민들의 기대였다. 하지만 이번 LH 사태로 신뢰가 무너졌다.

낙후지역 재개발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은 공공이 주도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모든 개발을 공공이 주도하겠다는 발상은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민간 주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는 주택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치솟는 집값을 잡기도 힘들 뿐 아니라 기업 활동도 위축시킨다. 공공이 필요한 곳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민간기업들의 주택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의 균형이 전체 주택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건설 산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경제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공공주도’ 패러다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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