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리포트] 공공조달이 ‘산업혁신의 마중물’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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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리포트] 공공조달이 ‘산업혁신의 마중물’ 되려면
  • 김대식 한국조달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1.03.2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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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나라 명목 GDP 중 공공조달시장은 대략 6.7%(약 130조원 규모)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혁신이 일상화된 민간시장에 비해, 공공시장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속성을 지닌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의 K방역물품 공급 등과 같이 공공조달영역에서의 혁신적 활동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공공시장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이 납품이력 등 기존 공공납품 기준을 통과하기 어려워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시제품 시범구매사업’ 등의 구매제도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공공에서 진행되는 연구·개발활동이 공공시장의 수요 및 기술적 요구상황과 괴리돼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 특히 혁신기술 중소기업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업혁신을 위한 마중물로서 이러한 공공구매정책이 적극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를 설치하고 공공조달이 이뤄지는 관용차 300만 대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해 구매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일련의 산업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재정정책의 한 축으로서 막대한 공공 구매력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향후 10년간 관용차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면, 현 시점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예상해볼 수 있다.

먼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현재 전기차의 단가는 상대적으로 고가인데, 공공시장 납품 물자에 대해 가격 위주의 현행 경쟁 입·낙찰제도에 따르면, 향후 전기차의 대당 단가가 혁신적으로 낮아질 때까지 전기차가 최종적으로 관용차로 선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관용차량의 구매 관련 예산은 기존 관용차량 구매 거래사례를 기준으로 수년 전부터 조사·기획돼 전년도 예산안으로 확정되는데, 전기차 구매를 위한 또 다른 예산트랙이 존재하지 않는 한, 유사 성능의 내연기관 차량과의 원가 차이에 기인해 실제 관용 전기차 구매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군과 경찰 등에서 공공목적에 활용되는 차량의 경우 에너지원공급, 수리 및 유지관리 등 안정적인 사용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이 필수인데, 언제나 접근이 충분한 충전소 마련 등이 관용 전기차 활용 확대에 중요한 전제일 것이다.

한편, 혁신을 위한 공공조달제도의 추진은 공공조달정책 목표 중 가장 큰 비중이 중소기업 등 약자 지원에 있고, 실제 현재 전체 공공구매액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혁신제품을 위주로 납품 기회를 확대할 때 기존의 기술규격에 머물러 있는 중소기업은 시장 지위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해 조정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양한 혁신 물자의 조달을 새로운 제도적 시도를 통해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자 선정제도, 계약조건 등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시범사업을 통한 단계적 제도개선이 중요한데, 조달청을 포함한 행정기관이 다양한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

향후 공공시장의 혁신적 조달정책시도가 IT서비스를 비롯한 용역, 시설공사 분야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대식 한국조달연구원 선임연구위원]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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