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에도 불어닥친 ESG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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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에도 불어닥친 ESG 열풍
  • 논설주간
  • 승인 2021.05.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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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시대적 어젠다가 됐다.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 경영을 선포하고 나섰다. CEO가 ‘Chief ESG Officer’의 약어라는 말까지 나온다.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수주 따서 공사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ESG는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가 주요 경영 지표이다. 기업이 재무적 성과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성장과 개발의 뒷전으로 밀려있던 환경오염 문제, 안전과 건강 등 사회문제,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한 독점과 부패 등 각종 부조리와 병폐를 기업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대형 종합건설사들을 필두로 직접 시공을 맡는 전문건설업체들에도 ESG 여파가 미치고 있다. 대형 원도급 건설사들은 자체적인 ESG 경영을 표방하면서 협력사 선정이나 입·낙찰 시 ESG 평가모델을 개발해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는 협력사라 할지라도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경쟁력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형 건설사들이 기업신용평가사와 협력해 개발 중인 평가 항목은 주로 탄소배출량·안전보건·고용안정성·경영안정성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ESG 3가지 범주별로 수십 가지의 세부 항목을 추가 개발한다는 것이다. 협력사 평가용 ESG 기준이 대기업들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가기준의 공정성이다. 중소 건설사에 걸맞은 평가 기준이 별도로 만들어져야 하고 평가 방법도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실 환경이나 사회적 책임은 그 자체가 거대 담론일 수 있다. 수주 물량 감소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중소 건설사들에는 다소 버거운 주제인 게 현실이다. 투명한 지배구조도 가업 승계 건설업체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건설 쪽에서는 주로 ‘안전’ 분야가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산업재해율이나 중대재해 발생 여부, 기업 범죄 발생 여부, 노동법 및 환경법 위반 여부 등이 주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ESG가 기업의 비용과 제재만 초래하는, 또 다른 규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실질적인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과거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사회적 공유가치 창출(CSV), 기업 시민, 필랜스러피(자선활동) 등과 같은 기업의 사회적 어젠다가 있었다. 하지만 지나가는 열풍이거나 보여주기식 쇼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ESG도 그러한 보여주기식 마케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은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가 필요한 대전환의 시대이다. 마지못해 관심 있는 척하는 사회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세계적 추세이다. ESG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성과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길을 모색할 때다.

[논설주간] koscaj@kos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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