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 ‘2021년 세계경제 전망’ 간담회
세계경제 성장률 작년보다 9.3%p↑…내년 4.3% 전망
미국 6.6% 성장 예상…“대규모 부양책으로 상향 조정”
일본 3% 성장 전망…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하방요인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년 세계경제가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판단이다.

다만, 선진국과 신흥국 간 회복 속도는 차이를 보이면서 글로벌 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확산과 미·중 갈등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KIEP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세계경제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3.4%)보다 9.3%포인트(p) 올린 5.9%로 제시했다. 작년 11월 전망치 5.0%보다도 0.9%p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면서 4.3%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KIEP가 제시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인 6.0%보다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장률 5.6%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흥종 KIEP 원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신 강력한 반등이 있을 것이다”면서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충격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르고 인상적인 회복세지만, 불균형 회복 확산과 차별적 정책 경로가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됐던 과거 위기와는 달리 선진국부터 경기가 회복된 후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봤다. 백신 보급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유리한 선진국의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거라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백신 보급이 늦는 신흥국과의 회복 격차가 커지면서 K자형 글로벌 양극화가 장기화될 거라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 미·중 갈등,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개, 러시아와 서방 세계의 갈등 등 지정학적 충돌 가능성도 세계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특히 선진국은 백신의 공급과 접종자 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은 백신 공급 및 접종자 수 확대, 고용시장의 회복 및 민간소비 증가, 교역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3.5%)보다 10.1%p 상승한 6.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8%보다도 3.8%p나 눈높이를 올렸다.

백신 접종이 선진국 중에서도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1조9000억원 규모의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 등 경기부양책이 시행되고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판단이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지난해 11월 전망 때는 바이든 정부가 이 정도로 경기부양책을 크게 내놓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이 국채발행을 통해 단기적으로 큰 규모의 재정 패키지 정책을 내놓은 게 성장률 상향 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로 지역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에 따른 소비확산 재개,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책 지속 등으로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3.0% 성장률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긴급사태 선언, 백신보급 지연 등 불확실성이 계속 남아있다. 여기에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개최 여부 및 형태도 하방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흥국의 경우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인도, 아세안 5개국, 러시아 브라질은 대외적 여건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경기회복세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대비 6.3%p 상승한 8.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국제유가 회복에 따라 3.3% 성장을, 브라질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으로 3.0% 성장을 점쳤다. 인도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우려 가운데 9.0%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올해 세계교역은 작년 하락세에 따른 반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서비스 교역의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은 미국 경기회복과 물가 상승으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나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수출 및 경기 회복으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해 중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상황임을 고려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며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KIEP는 내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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