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연구원-세종대, 산사태 흐름 물리적 특성 규명

◇수리모형실험을 위한 가변경사 실험수로 모형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수리모형실험을 위한 가변경사 실험수로 모형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산사태 발생 시 토석류 피해 범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수치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5일 농어촌연구원과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가 공동으로 산사태 예측을 위한 토석류 움직임에 대한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고 수치모델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수치 모델 연구와 검증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됐다.

지금까지 산사태 모델은 해외에서 수행된 기초연구 결과를 활용한 것으로 국내 여건에 맞는 수치 모델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석류는 집중호우 등으로 발생한 산사태에서 흙과 돌, 바위, 나무 등이 물과 섞여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을 말한다.

공사는 이번 연구로 토석류 실험의 원자료(Raw Data) 확보와 정밀한 수치 모형 개발로 급경사지 안전관리는 물론 국내 토석류 관련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에서는 부시네스크(Boussinesq) 방정식 수치 모형도 개발됐다. 부시네스크 방정식은 파랑(波浪) 해석 기법으로 풍파 및 쓰나미 해석에 활용된다. 유속의 분산성, 수직방향의 불균일성, 비선형을 고려한 것으로 실제 가변경사 실험 수로를 이용한 수리모형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특히 공사가 보유한 대형 수리 모형실험 시설의 급경사 수로와 첨단 계측 장비를 활용해 사면을 흘러내리는 토석류의 지점별 표고 변화, 퇴적 형상, 작용력, 전파 속도를 측정하는 등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

개발된 수치 모델을 통해 우면산 산사태를 적용한 결과 산사태 발생 시 토석의 체적이 200배 이상 증가하고 폭우로 많은 양의 물이 유입되면서 바닥의 저항력이 약해진 점이 확인됐다.

또 경사각 30도, 고도 100~250m인 곳에서 바닥 침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 후 시간의 경과에 따른 토적의 공간 분포를 위성사진과 실험내용을 비교했을 때, 바닥 침식이 발생한 곳이 거의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공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실험시설 공유시스템인 그리드시스템에 올려 관련 분야 연구자, 기술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한국농어촌연구원 국제융합수리시험센터 윤재선 연구원은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 피해예측을 위한 국내 원천기술 확보로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안전한 국토 공간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기후변화 가속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산사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정밀 예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산사태 피해 면적은 2017ha에 달하며 복구비로 4128억원(연평균 459억원)이 소요됐다.

2011년 7월 서울 우면산 산사태 당시 18명이 숨지기도 했다. /연합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