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7월호’ 발표…“완만한 경기 회복세 지속”
“변이 확산 지속시 대면서비스업 중심 회복세 둔화”

수도권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일시적으로 조정됐으나 대내외 상품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높은 수출 증가세와 경제 심리지표의 개선 흐름을 감안하면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감염병 확진자 수도 급증함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4월에 8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 평가를 내놨다. 5월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경기 회복’으로 표현 수위를 한 단계 끌어 올리더니 이달까지 긍정적인 흐름 진단을 이어갔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부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봤다.

델타 변이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확진자 수는 1212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12월25일(1240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 방역 조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대면 서비스업을 위주로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상회하며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출과 설비투자는 견실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수출은 39.7% 늘어나며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4.4%)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가운데 석유제품(79.6%)도 유가 급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지표인 5월 설비투자는 정밀기기(35.9%)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년보다 11.0% 증가했다.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 수입액도 17.1%의 늘어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을 봤을 때 설비투자 개선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산업생산의 경우 서비스업이 미약한 증가에 그친 가운데 제조업은 일부 업종의 부품 수급 차질 등에 기인해 개선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완만한 경기 회복세는 유지됐다.

5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년도 기저효과로 7.3% 증가했으나 계절 조정 전월 대비로는 0.1%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32.1%), 전기장비(28.1%) 등을 중심으로 15.6% 증가했으며 서비스업 생산도 운수·창고업(10.3%)과 도소매업(3.2%)을 중심으로 4.4% 늘었다. 다만 지난해 5월 광공업생산(-10.9%)과 서비스업 생산(-4.0%)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고 KDI는 설명했다.

5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3.1% 증가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1.8% 줄며 지난 2월(-0.9%) 이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1.0%)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8.8%),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 판매가 줄면서다. 감소 폭은 지난해 7월(-6.1%)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5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p) 상승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p 상승하며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5.2)보다 5.1p 상승한 110.3을 기록하며 소비심리 회복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1만9000명 증가했다. 계절 조정 고용률(15세 이상)은 전월보다 0.2%p 상승한 60.6%를 보였다.

6월 소비자물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2.4%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당분간 석유류 가격의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하면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6월 국고채 금리(3년)는 전월 말(1.23%)보다 22bp 상승한 1.45%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에 주로 기인해 전월 말(3203.9)보다 2.9% 상승한 3296.7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전월 말보다 15.2원 상승한 1126.1원이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