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칼럼] [보라매칼럼] GTX 본질 흐리는 ‘중간역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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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 [보라매칼럼] GTX 본질 흐리는 ‘중간역 추가’
  •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 승인 2021.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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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새로 등장하는 철도교통수단이다. 핵심은 빠른 속도. 지하 40~50m 대심도에서 평균시속 100km, 최고 시속 180㎞로 내달린다. 이를 통해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30분 이내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A노선은 총 11개 역에서 정차한다. 운정-킨텍스-대곡-창릉-연신내-서울역-삼성-수서-성남-용인-동탄. 당초 계획은 10개 역이었지만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신도시 교통대책 보완을 위해 창릉역이 추가됐다. 역 간 거리는 5~12km 정도다. 대곡-연신내 구간 길이가 9.8km였는데 창릉역 신설로 4.9km로 줄었다. 가장 짧은 구간이다. GTX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역 간 거리는 아니다.

A노선 다음으로 사업 진척 속도가 빠른 건 GTX-C 노선이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들은 추가 정차역 2곳을 제안했다.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이다. 이들 신설역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인덕원역은 과천역과의 거리가 3km도 안 된다. 왕십리역은 청량리역과 직선거리가 2km에 불과하다. 이 구간에선 ‘광역급행철도’가 ‘광역일반철도’로 전락하게 된다. 빠른 속도가 생명인 GTX-C 노선에 ‘느림보 구간’이 두 곳이나 발생하는 것이다.

경기 안양시의 인덕원역 신설 요구도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다. 현재 4호선 1개 노선만 지나지만 향후 월판선(월곶~판교), 인동선(인덕원~동탄)이 개통될 예정이다. 여기에 C노선이 추가될 경우 3개 노선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왕십리역은 이미 다수 노선이 교차하고 있다. 2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5호선 환승역이다. 여기에 GTX까지 물리면 환승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환승 가능’을 이유로 신설역을 추가한다면 ‘억울하다’며 손을 들 역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안양시와 이웃한 과천시와 군포시는 이같은 이유로 인덕원역 신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왕십리역 신설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서울시는 그동안 추진해오던 A노선 광화문역 신설 방안을 철회했다. A노선 공정이 일정부분 진행된 것도 이유지만 핵심은 ‘비효율’이다. 서울역과 광화문 신설역 간 거리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광화문역은 5호선이 지나고 도보로 1, 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도 이용할 수 있다. GTX 역사를 만들면서 이들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만들면 경우에 따라 삼성역 코엑스몰급 쇼핑몰이 탄생할 수도 있다. 파급력이 큰 사업이지만 비효율의 벽을 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그동안 인덕원역을 포함한 추가역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속도 저하다. 추가 건설비 부담과 공사기간 지연 등도 신설역 추가에 회의적인 이유다. 그런데 지난 1월 C노선의 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기존에 계획된 정차역 10곳에 더해 민자사업자가 최대 3곳의 정차역을 추가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가 먼저 나서 GTX 사업 취지를 왜곡한 것이다. 

A노선의 길이는 총 83.1km다. C노선은 74.8km다. 단순 계산으로 역 간 거리가 7~8km 안팎이어야 한다. 사업성 개선 등 불가피한 이유로 1~2개 역이 추가된다 해도 역 간 거리는 6km 안팎을 유지해야 한다. GTX는 평균시속 100km, 최고 시속 180km로 달려야만 하는 열차다. 그래야 수도권 외곽 거주자들을 도심으로 빠르게 실어나를 수 있다. 정차역이 늘면서 거둘 수 있는 이익도 있지만 그럴수록 GTX는 최초의 GTX 개념에서 멀어지게 된다. 국토부와 민간사업자 모두 이 부분을 유념하고 신설역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이 철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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