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바람이 노동계에도 불고 있다. 몇몇 대기업에서 생산직 중심의 기존 노조와 다른 사무·연구직 노조가 등장했다. 

이들은 노조의 강성 투쟁·집회를 거부하고 ‘팔뚝질은 싫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정년연장은 반사회적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그것을 위해 내 임금을 양보할 수 없다고 요구한다. 단체 이름에 ‘노조’를 빼거나 양대노총 가입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MZ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정’이다. 공정한 성과 측정과 보상을 원한다. 이들이 주축이 된 노조는 육체노동만큼 지식노동의 가치도 크며,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회사의 이익에 기여했으니 합당한 보상을 해달라 요구한다. 사장을 일하지 않는 자로 치부하고 투쟁을 위한 투쟁에 집착하는 기존 노조와는 결이 다르다.

이들 눈에 건설현장은 공정해 보일까. 최근 건설노조는 일급 1만원 인상을 주장하면서 막내급인 양성공은 5000원만 인상을 요구했다. 정부가 설계한 기능인등급제는 숙련도 평가를 제외함으로써 일종의 호봉제 체계를 따랐다. 성과 기반 임금체계를 도입하자는 업계 요구는 소 귀에 경 읽기다. 

특히 건설노조 문제는 점입가경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이젠 노조원 스스로가 임단협 내용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임금 지급이나 채용 기준 등에 대한 약속이 종이 속 글자에 불과하고 떼법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건설현장에 MZ세대 노조가 있다면 건설업체에 무슨 요구를 할까. 이들도 망치 들고 왔다갔다만 해도 임금은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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