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내로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넘기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시기도 멀지 않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런데 이 말을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다고 해석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1차 접종률 70%는 국민 10명 중 7명은 백신을 맞았다는 것인데, 여전히 하루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지속하는 것을 볼 때, 백신이 효과가 있는 것인지 참 의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백신은 2차 접종까지 완료하고 수주의 시간이 흘러야 그 효과가 있다고 하니 기다려 볼 일이다. 어찌 되었건 최근 ‘위드 코로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이 맞는가부터 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현재와 같은 방역 강도 하에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방역은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접촉면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방역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온텍트 시장이 커졌다고 해도 경제 활동의 중심은 여전히 오프라인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에서 인터넷 쇼핑, 홈쇼핑, 방문 및 배달 소매점 등을 포함하는 무점포소매판매액(온라인 소비)이 차지하는 비중은 7월 기준 21.8%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것도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많이 높아진 숫자이다. 대면 소비가 회복되지 않는 한 내수 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하면 코로나가 없어지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사회적 통제를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그런데 백신접종을 했더라도 돌파 감염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쉽게 코로나 청정 지대가 만들어질지는 회의적이다. 또한 알파(α)부터 시작된 변이바이러스가 델타(δ)를 거쳐 뮤(μ)까지 나와 있다. 앞으로 오메가(ω) 바이러스까지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백신접종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박멸을 가져다줄 수는 없다.

결국은 백신 개발의 목적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박멸이 아니라 중증 환자나 사망자를 줄여나가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방역 시스템을 지속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어찌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 여전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은 어렵다. 방역 단계에 따라 가게 문을 열었다가 닫는 것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서민의 삶은 피폐해져만 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정부의 재정 건전성도 악화일로에 있다. 내년에는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만 해도 국가채무는 723조원에 불과했고 GDP 비율도 37.7%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 이런 식의 쏟아붓기 재정사업으로 대응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행히 백신접종률이 높아졌고, 잘하면 연내 집단면역이 가능한 상황이다. 비록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자의 사망 확률이 미접종자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발표했듯이 백신이 치명률을 현저히 낮출 수만 있다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가능하다고 본다. 코로나 팬데믹을 독감 유행 정도로 인식하고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지 않을까 한다.

최근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도 조만간 위드 코로나의 큰 방향성이나 적용 시기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그러나 정부가 생각하는 위드 코로나와 민간이 요구하는 위드 코로나는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정부는 상당히 보수적인 위드 코로나를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수준에서 지금과 같은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 모임에 대한 규제는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반면 민간은 모든 대면 활동 규제를 푸는 전면적인 정상화를 생각할 것이다. 

여하튼 정부와 민간이 생각하는 위드 코로나가 차이가 있든 없든,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대로는 더 이상 국민들이 버티기가 힘들어 보인다. 시급히 위드 코로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한국 사회가 살길을 찾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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