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진 일석이조 기술 개발…강도 개선 등 넘어야 할 과제 남아

◇건축물 철거 현장에서 나온 폐콘크리트를 활용해 만든 탄산칼슘 콘크리트. 왼쪽은 시멘트경화체(hcp)를 넣은 것이고 오른쪽은 규사를 이용한 것이다.
◇건축물 철거 현장에서 나온 폐콘크리트를 활용해 만든 탄산칼슘 콘크리트. 왼쪽은 시멘트경화체(hcp)를 넣은 것이고 오른쪽은 규사를 이용한 것이다.

콘크리트는 건축물에 안 쓰인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널리 사용되는 건축자재다.

하지만 주요 성분인 시멘트를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적지 않게 방출한다. 세계 CO₂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는데, 상당 부분이 석회석을 연소시켜 얻는 칼슘을 이용하는데 따른 것이다.

건축물을 철거할 때 나오는 폐(廢)콘크리트 처리도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일본 연구진이 폐콘크리트와 대기 중 CO₂를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완화할 수 있는 ‘탄산칼슘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도쿄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건축학과 마루야마 이페이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폐콘크리트를 활용하고 CO₂를 줄이는 새로운 개념의 콘크리트 기술을 일본콘크리트연구소(jci)가 발행하는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첨단 콘크리트 기술 저널’(Journal of Advanced Concrete Technology)에 발표했다.

마루야마 교수는 일부 수생 생물이 죽은 뒤 탄산칼슘이 굳으면서 화석처럼 단단해지는 것에 착안해 이를 콘크리트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칼슘은 시멘트와 물이 섞여 콘크리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연구팀은 탄산칼슘을 활용해 탄소를 덜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마루야마 교수는 “탄산칼슘 콘크리트의 개념은 폐기물로 버려질 폐콘크리트에서 칼슘을 얻는 것으로, 현재 석회석에서 칼슘을 추출할 때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뽑아낸다”면서 “이를 공장에서 배출되거나 대기 중에서 포집한 CO₂와 결합해 콘크리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산칼슘 콘크리트는 작은 집을 짓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기존 콘크리트를 당장 대체할 만큼 강도가 세지는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크기도 현재로선 몇 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벽돌만 만들 수 있는 정도로 발표됐다.

탄산칼슘 순환 건축시스템(C⁴S) 프로젝트 매니저인 노구치 다카후미 교수는 “이 분야에서 진전을 이뤄 고무적이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도전이 많이 있다”면서 탄산칼슘 콘크리트의 강도와 크기 한계를 늘리고,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도 줄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수십 년 내에 탄소 중립적인 탄산칼슘 콘크리트가 콘크리트의 대세가 되고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해결책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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