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 비즈

골프격언 - 골프는 멋진 교훈을 주는 게임이다. 그 첫째는 자제, 즉 어떠한 불운도 감수하는 미덕이다. - 프랜시스 위맷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사내가 한 달 사이 네 번이나 강도를 당했다. 그는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 어디서 방탄조끼를 구해 입고 일했는데, 이를 보고 그에게 방탄조끼를 구해 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요청이 밀려들었다. 사내는 방탄조끼를 구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놀라 고민 끝에 정육점을 그만 두고 방탄복 제조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미국 40여개 도시에 대형 점포를 가진 회사로 성장했다. 만약 그가 강도가 무서워 서둘러 정육점 문을 닫았다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의 공통점은 실패와 고난에서 성공의 계기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남들이 무모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겁 없이 덤벼들어 실패를 거듭하며 거기서 교훈과 아이디어를 얻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둔다.

골프채를 잡은 이상 미스 샷과의 인연은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다. 연습장에서 잘 맞는데 필드에선 미스 샷이 속출하는 것을 두고 온갖 이유를 대며 위안을 얻거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로 삼지만 사실 골프에서 미스 샷을 빼면 골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매번 뜻한 대로 샷을 날릴 수 있다면 기를 쓰고 골프에 매달릴 까닭이 없을 것이다. 미스 샷이 없다면 골프의 매력은 사라지고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골프란 아주 작은 볼을, 아주 부적한 채로, 아주 작은 구멍에 쳐 넣는 게임”이라는 윈스턴 처칠 경의 불평대로 골프는 구조적으로 뜻대로 되지 않게 돼 있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뜻대로 될 때까지 땀과 정성을 쏟고 뜻대로 될 때 높은 성취감을 얻는 것이다. 넘어져 보지 않고 육상선수가 될 수 없듯 미스 샷을 경험하지 않고 좋은 골퍼가 될 수 없다. 미스 샷을 해본 사람만이 미스 샷을 줄이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운드 후 ‘그때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뭔가 이룰 수 있었는데’ 하는 미련이 따라다니기에 다음 라운드 약속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가장 유능한 사냥조직으로 알려져 있는 늑대 무리의 사냥 성공률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열 번 사냥을 시도해서 9번 실패하고 겨우 한 번 성공하는 셈이다. 늑대는 실패를 거듭해도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거듭되는 실패에도 좌절하거나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오로지 사냥이라는 눈앞의 과제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들은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사냥기술을 계속 연마해가며 마침내 성공을 거둔다. 실패를 통해 생존의 지혜를 쌓아가는 것이다.

늑대들의 인내심 또한 지구상 그 어떤 동물도 필적할 수 없다. 늑대들은 하루 종일 먹이대상을 추적하지만 따분해하거나 지쳐하지 않는다. 날카로운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뒤쫓는 짐승의 구성원 하나하나에 대한 건강상태, 심리상태 등을 철저히 분석, 그 중에 가장 약하거나 상처 입었거나 어린 대상을 선택해 인내심을 갖고 최적의 기회가 오기를 기다릴 줄 안다.

끊임없이 실수가 되풀이되고 그 때문에 분노와 실의에 빠지기 쉬운 골프야말로 늑대의 지혜와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다. 수없이 겪는 실수에 좌절하지 않고 보다 나은 기량 연마를 위한 교훈이자 자료로 받아들인다면 골프가 그렇게 고약한 게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훌륭한 골퍼란 미스 샷을 적게 날리는 사람이 아니라 미스 샷에서 교훈을 얻고 인내심을 갖고 미스 샷을 줄이는 비법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훌륭한 사업가가 실패에서 성공의 기회를 찾듯이. 방민준 골프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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