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덕흠 전문건설협회 회장 기고문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4일 아시아경제신문의 오피니언면 ‘여의도 산책’이란 칼럼에 상생을 주제로 글을 기고했다. 기고된 글의 전문을 게재한다.


‘상생(相生)’은 요즘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이다. 각 단체와 개인 등이 상호존중하면서 협력하는 동반자로 성장·발전하기 위해 앞다퉈 상생을 외치고 있다. 상생은 동양의 전통적인 음양오행 사상에 그 바탕을 두고 있어 음양오행학적 상생의 의미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오행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이다.

그 중 나무(木)와 불(火)의 관계만 간략히 살펴보면, 불이 나무를 태우며 살아날 때 불에 나무는 음양오행학적으로 상생관계라고 한다. 그런데 불은 나무의 기운을 빼앗아 갈뿐 나무에 아무것도 주는 것이 없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흔히 양자간 서로 주고 받으며 협력하는 의미로 쓰고 있는 상생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즉 양자가 서로 주고 받는 양방향 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음양오행학적 의미는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베푸는 관계인 것이다.

물론 가진 자가 못가진 자에게 일방적으로 은혜를 베풀고, 큰 집단이 작은 집단을 조건 없이 돕는다는 차원에서만 사용한다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서로 주고 받으며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관계를 상생과 구별해 공종, 공생 또는 윈윈(Win-win)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또 음양오행 중 물(水)과 불(火) 같이 서로 같이 하기 힘든 관계도 있다. 이것을 상극(相剋)이라고 한다. 물론 상극은 나쁘고 상생은 좋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상생은 그 기운이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상극은 억제하고 누르는 것인데 눌러줄 것은 눌러주고 일으킬 것은 일으켜야 원활하게 오행의 기가 돌아간다. 선조들은 상극의 관계가 상생으로 전환하는 것을 개벽(開闢)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이처럼 상생을 외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상극의 기운이 넘쳐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속한 건설업계도 일반건설업자와 전문건설업자,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의 관계는 상극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가 상생을 외치는 만큼 하루빨리 상극이 상생으로 개벽하고, 더 나아가 상생을 넘어 더불어 도와가며 행복을 추구하는 공존읜 윈윈(Win-win)시대가 하루 빨리 도래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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