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 이탈로 부실측량 이어져 대형사고 우려

안방에 앉아 TV화면으로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사고소식을 접하면서 인공위성의 분석 및 활용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발표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탐지, 금강산댐의 위험성 감지, 룡천역 폭발사고’에 관한 인공위성자료는 인공위성이 군사적 목적 사용 외에도 시설물유지관리 및 재난관리 분야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처럼 GPS에 의한 3차원 위치결정방법은 각과 거리에 의해 위치가 결정된다는 과거의 측량개념을 뛰어넘는 가히 혁명적인 것으로서 그 편리성과 효율성으로 인해 순수 측량분야는 물론 자동차 항법, 선박, 등산, 골프 등 비전문분야 또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측량이라면 그저 폴대나 매고 산과 들을 다니면서 토지를 측량하고 지도를 만들고 그런 전통적 산업만 떠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미 1995년부터 범정부적으로 NGIS(국가지리정보시스템)구축사업을 추진하면서 GIS의 효율적인 활용에 있어서 측량데이터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어 멀지 않아 일반인들도 측량의 중요성과 효용성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최근 개최된 ‘GIS 2004 대회’에서도 발표됐지만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미래’는 측량업무의 범위를 현장관측, 계산, 도면제작 등 고유의 업무에서 벗어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최첨단 정보획득방법과 처리, 그 이상의 기술까지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측량은 GPS 등의 최첨단 장비도입과 기술개발로 국가정보화사업의 주역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시도와 개발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눈부신 기술력향상을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공사(건설)측량 분야는 ‘측량경시풍조’가 만연하면서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사측량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도급관행으로 인한 최저낙찰제가 만연해 업체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고급기술자의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자칫 부실측량으로 이어져 대형 사고의 위험에 그만큼 노출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각종 대형사고를 겪을 때마다 시설물의 설계 및 유지관리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측량설계, 시공, 감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법적인 제재조치가 미흡한 탓인지 ‘떠넘기기식’의 책임회피만 늘고 개선하려는 의지는 없었다. 다행히 일각에서 관산학연을 중심으로 ‘건설기술법상 측량분야의 관리항목 추가’라는 법적인 제도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공사측량분야의 문제점해결의 실마리를 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공사측량의 문제를 남의일쯤으로 방심하지 말고 건설 관계자 모두가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생각한다. 국가기간산업(SOC)인 시설물과 구조물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측량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은 곧 크나큰 사회적 재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더 이상의 무관심도 홀대도 용납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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