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전문학교 취업 우수사례

불혹 훨씬 넘겼지만 아직도 학업 열정
9개 자격증 취득…아내·두자녀 큰힘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다시 젊은 학생들과 같이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나에게 “이런 기회가 또 올 수 있을까”도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격증 없이 현장생활을 했던 지난날들이 머릿속에 어둡게 스쳐 지나갔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부업으로 건축일을 하던 것이 계기가 되어 20년 동안 자격증 없이 건설현장에서 일했는데, 굳이 지금에 와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배운 기술들을 한번 검증해 보고 싶었고, 또한 떳떳이 나의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미용실을 하던 아내였다.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는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격려한 것이 입학 결심에 큰 힘이 되었다. 두 자녀도 이런 아빠의 결심에 더욱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참으로 1년이란 세월은 금방 지나갔다. 쉴 새 없이 진행되는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정말 짧은 기간이었다. 맨 처음 있던 시험에서 실내건축 기능사와 조적기능사를 동시에 응시하였는데 둘 다 합격을 했다. 나는 그 결과에 힘입어 다음 시험에는 더욱 더 욕심을 내보리라 작정했다. 그래서 미장, 타일, 방수, 건축도장, 거푸집 등 무려 5개의 종목을 접수했다. 내가 생각해도 무리한 일이었지만, 정말 나름대로 부지런히 준비했다.

각각의 분야가 다 개별적인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라서 쉽지는 않았다. 또한 여름방학 전후에 준비를 해야 했으므로 날씨도 더웠고 방학이라는 공백이 좀 치명적이기도 했다. 그래도 최대한 시간을 아껴서 준비를 했다. 결국 방학이 끝나고 치른 시험에서 응시한 모든 시험에 합격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 해 마지막 기능사 시험에서 의장과에서 준비하는 목재창호 시험에도 응시하기로 했다. 물론, 의무검정인 철근기능사 시험과 같이 준비하게 되었다. 어차피 건축시공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하려고 계획을 세웠던 나는 학교에 있을 동안에 다양한 기술들을 배우고 싶었고, 그토록 필요했던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고 싶었다.

졸업할때 나는 조적기능사, 미장기능사, 타일기능사, 방수기능사, 철근기능사, 거푸집기능사, 건축도장기능사, 목재창호기능사, 실내건축기능사라는 9개의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되었다. 학교 개교이래 최다 자격증 취득생이라는 영예와 함께 졸업식장에서 특별상도 받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보람있었던 1년이었고, 또한 입학한 것에 대해 참으로 한 치의 후회도 없다. “배움이라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것이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나는 다시 기능대학으로 발길을 옮겼다. 좀 더 많은 배움으로 더욱 더 현장에서 누구 못지 않게 훌륭한 기술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건축시공과 졸업 이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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