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 칼럼

 
“대통령은 그의 모든 권력을 국민에게서 얻는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취임식에서 행한 연설의 한 구절이다. 우리는 막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을 보았다. 우리가 선택하고 뽑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지만, 건국 이래 열한 번째 대하는 새로운 얼굴이다.

상기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하는 대통령의 ‘close-up shot’을 바라보다, 지나간 대통령들을 떠올려 보았다. 우리 국민들이 떠올린 그분들의 얼굴과 그분들이 그린 자화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유명한 화가들은 거의 모두가 자화상을 그렸다. ‘영적 세계를 가장 잘 표출시켰다’는 화가 램브란트는 그때그때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수많은 자화상을 남겼고, ‘태양과 해바라기의 정념’을 불태운 고흐도, 프랑스의 세잔느 역시 고뇌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또 그렸다.

이렇듯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그린 까닭은 내면세계의 변화가 얼굴에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남겨놓기 위한 것이었다. 생뚱하게도 취임 대통령의 얼굴을 보며, 역대 대통령들은 어떤 자화상을 그릴까를 생각하게 된 것은, 우리도 이제는 존경받는 대통령,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영국과의 독립투쟁, 멕시코와의 전쟁, 노예제도를 둘러싼 남북전쟁, 두 차례의 세계전쟁 등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을 만드는 탁월한 리더쉽을 발휘해 왔다. 물론 수준 이하의 대통령도 있었지만, ‘포용력’의 워싱턴, 정부를 지킨 제퍼슨, ‘서민의 후원자’ 잭슨, 미국을 구한 링컨, 두려움 없는 루즈벨트 등 그들이 자랑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대통령 취임식은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한다. 국회의사당 앞뜰에는 ‘해태의 조각상’이 나란히 놓여 있다. 정치하는 분들에게 멋있는 작품을 구경이나 하라고 세운 것은 아닐 것이고, 뜻이 있을 것이다. 동양의 전설에도 나오고, 서양의 전설에도 나오는 해태는 상상의 동물이다.

중국의 고서에는 ‘해치’라고 기록되었는데, 소와 비슷하나 외뿔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해치라는 동물은 선과 악을 판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 시(是)와 비(非)를 가려 주고 부정을 저주한다고 한다. 이러한 해태상을 심벌로 한 국회에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취임한 대통령은 해태의 신성한 눈으로 국민들을 바라보며 취임선서를 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더이상 우리가 소중하게 선택한 대통령이 슬픈 자화상으로 그려지지 않고 성공한 대통령,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김용상 코스카 중앙회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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