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극한의 경쟁사회이다. 사실 안 해도 되는 경쟁을 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우리 사회가 경쟁에 대한 관점들을 교정하거나 균형감을 찾아주지 못한 채 반복하여 앞으로 달려간다. 특히 “경쟁에서 상생으로”의 화두는 경쟁방식에서 오해와 왜곡을 불러일으키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시장경제는 과도하게 대기업중심으로 돌아간다. 수출에서 상위 대기업들의 실적이 압도할 뿐 아니라, 어제 발표한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상장사 전체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그 쏠림이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물론 대기업들은 무역경쟁에서는 현재 상당부분 국가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만, 그렇다고 일자리를 다양하고도 지속해서 만들지는 못한다. 대기업중심의 산업구조는 첨단기술에 의존하고 자동화 수준도 높을 수 밖에 없으며, 다국적 기업구조로서 국내 일자리를 지속해서 창출하지 못할뿐 아니라 경제적 이익도 국내에 집중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주도하는 왜곡된 “경쟁”이 만연하고 있다. S전자가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단적인 이유는 흔히 말하는 A/S에 있다. “빨리빨리”라는 강박증에 생긴 원인도 있지만, 사실 드려다 보면 막대한 자금력에 의한 시장장악을 경쟁력과 혼돈하는 셈이다.

A/S센터를 전국사방 곳곳에 두고 홍보를 대대적으로 행하는 비용은 모두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똑같은 제품일지라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값이 저렴한 이유는 그곳에서는 A/S 의무비용이 딸려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자발적인 A/S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미 대기업들이 구매방식에서 차단하고 도입하지도 않는다. 합리적인 구매방식의 선택은 아예 없을 뿐 아니라, 이상한 마케팅으로 고가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소비자들에게 길들이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은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방식을 훈련받지도 못한 채, 왜곡된 경쟁에서 그들만의 축배를 구경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한편으로는 국가가 “경쟁”을 왜곡하고 있다. 국가가 인위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자격증 시장의 문제가 한 예이다. 기득권자들의 편을 들어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행위는 바로 과열경쟁으로 이어진다.

높은 장벽 때문에 경쟁이 치열 해지는 원인이 있다면 시장진입을 쉽게 해주는 것이 해법일 것인데도, 시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과잉경쟁과 구분하지 못하는 척 하는 것 같다. 의사시험은 90%가 넘는 높은 합격율 인데도 굳이 변호사 자격시험에 개입하는 정책, 이는 나쁜 시장경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런 혼란은 시험성적이 “경쟁”의 출발로 이어지고 있는 편향된 관점과 대한민국의 현실이 문제이다.
이제, 공정하고 다양한 경쟁을 위하여, 왜곡된 “경쟁”을 우선 파헤쳐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과제인 듯싶다. /김용상 코스카 중앙회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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