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불확실하지만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 온
 DNA가 우리 안에 있다
 내년에도 기술혁신을 지속하고 
 금융인프라 강화를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6%에 이어 올해에도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여러 가지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인구감소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됨에도 청년실업률은 크게 증가하고, 가채부채 등의 여파로 인한 소비감소, 수출부진 등 경제 전반의 활력이 많이 약해졌다. 

이러한 경제 전반의 저성장과 활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지난 1~2년간 주택건설투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건설투자의 경제성장기여율은 사상 유례 없이 높았다. 이처럼 저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의 증가는 주택 부문의 투자증가로 이어져 경제성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했지만, 가계부채의 60%에 육박하는 부동산담보대출의 가파른 증가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게 높였다. 

아울러, 과거와 같은 건설투자 확대에 의한 단기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그리 곱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정부는 주택공급조절과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분양 시장에 대한 다소 강한 규제책을 연이어 시행했다. 지난해 급격히 증가한 주택인허가, 착공 실적에 대한 부담과 정부의 가계부채대책 등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각각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내년의 주택투자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내년의 주택 투자는 올해 대비 상당한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투자 외에 비주거용 건물 투자는 제조업, 서비스업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므로 제조업 경기의 부진, 내수 및 수출 약세 등 상황을 고려할 때 정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SOC 등 토목 투자에 대한 여건도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 재정운용계획상에 SOC 투자의 지속적인 감소가 이미 예견돼 있으며, 내년도 SOC 예산도 21조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부문의 투자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OC 투자 방향이 유지관리에서 나아가 성능 중심 투자로 전환되고 있어, 신규 SOC 투자물량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년 이상된 노후 시설물의 개량, 유지보수 등에 대한 투자수요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보이므로 정부예산 이외에 이러한 시설물 투자에 대한 민간자본 활용 노력 여하에 따라 SOC 토목투자의 지속적인 성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 보면, 내년도 건설투자는 올해의 고성장 여파에 따른 하락 폭이 클 것으로 보이며, 경제성장률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성장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올해의 국내 건설시장 상황에 비해 볼 때, 내년에 전반적으로 느끼는 건설경기 체감지수는 상당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 건설시장 상황에 대응해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 및 투자개발 사업을 적극 확대해야 하지만, 올해 해외 건설은 저유가 등으로 인해 수주물량이 전년대비 43%나 급감했다. 이러한 저유가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동 등 발주물량의 증가는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 미국의 금리인상 등 여파로 동남아 시장 등의 수주환경도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내년 해외건설 시장 여건도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주 환경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 투자개발 진출을 위한 금융 인프라 기반 강화 등이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해외건설 부문의 성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내년도 해외건설은 대외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내실 있는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국내외 건설시장의 전망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내년의 건설시장 전반의 상황은 낙관적이지 못하고, 해외건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간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이러한 대내외적인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DNA가 이미 건설산업에 내장돼 있다. 건설산업 생산의 기본인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 원천기술을 통한 해외수주 경쟁력 확보, 해외금융 인프라 구축과 활용을 통해 건설산업이 고부가치의 지속가능한 성장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정부 및 업계의 협력과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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