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산천어축제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선정에 빛나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지난 14일 개막을 알렸다. 첫 주말에 다녀간 관광객만 족히 2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칼바람에 맞서 가며 산천어 낚시에 열을 올렸다. 산천어축제의 묘미가 비단 낚시뿐이랴. 짚 와이어부터 얼음썰매까지, 차고 넘치는 즐길거리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지금 바로 겨울 축제 즐기러 화천으로 떠나보자.

강원도 화천은 산천자원이 풍부한 아름다운 고장이다. 일산, 병풍산, 매봉산, 두류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군 남서부로는 북한강이 흐른다. 특히 파로호는 그 주변에 펼쳐진 울창한 수목이 계절마다 빼어난 절경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 화천에서 2003년 처음으로 시작된 산천어축제는 15년이 지난 현재, 그 명성과 인지도가 ‘삿포로 눈축제’,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카니발’과 같은 세계 3대 겨울축제와 비교될 정도다.

산천어축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얼리버드(early-bird) 정신이 필요하다. 축제장이 워낙 넓고 붐비는 터라 입장, 낚시, 식사, 야간행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체험과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 같이 일어나 입장권을 발권하고 낚시를 위한 자리를 잡아보자. 만약 자리를 잘 잡으면 오전 중에 반출이 허용되는 ‘1인당 3마리’를 달성할 수 있다. 혹시 빈손으로 낚시터를 빠져나가게 되더라도 너무 섭섭해 하진 말자. 축제장 곳곳에 산천어 메뉴를 파는 식당이 많기 때문이다. 혹여나 솜씨 좋은 이웃 강태공을 만나 산천어 한 마리를 공짜로 얻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늦은 오후부터는 얼음썰매광장과 행사 부스를 누비며 얼음체험을 해보자. 얼음썰매, 피겨스케이트, 눈썰매, 봅슬레이 등 그 어떤 종목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다. 짚 와이어로 하천을 가로지르는 하늘 가르기 체험이나 달고나 만들기, 전통놀이, 소원 태우기를 할 수 있는 겨울문화촌도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화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수천 개의 전구를 치장한 선등거리가 환하게 붉을 밝히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는 신호다. 선등거리에서는 피에로 풍선불기, 축하공연, 돌림판 돌리기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도 겨울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하얼빈 빙등제의 얼음조각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어낸 이 공간은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많아 연인과 어린 아이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또 실내얼음조각광장 앞에는 조경철 천문대가 천체망원경을 설치하고 관광객들에게 달과 행성을 관측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 등을 즐기다 보면 하루가 참 짧게 느껴진다. 축제의 묘미와 화천의 명물을 두루 경험하고 싶다면 당일이 아닌 1박으로 일정을 잡아 방문할 것을 권한다. 축제는 2월5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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