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 꽃구경

섬진강 따라 눈부신 매화 이번주 절정
옥룡사 동백나무숲엔 붉은 꽃망울 톡톡

봄은 남쪽에서부터 시작된다. 제주도를 거쳐 뭍으로 올라온 봄기운이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진다. 혹한의 바람에 제 모습을 꽁꽁 감춰두었던 꽃들이 따스한 봄 햇살에 예쁜 모습을 드러낸다. 길게 꼬리를 늘어뜨린 추위가 힘들었던 여행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위로다. 봄 꽃 만나러 전남 광양으로 떠나보자.

먼저 찾아간 곳은 광양 옥룡사 동백나무 숲.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붉은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이 우릴 반긴다. 늦겨울부터 만개하는 동백꽃의 당당함이 참으로 기특하다.

절터에 오르는 길,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동백나무 숲이 시작된다. 윤기 흐르는 나뭇잎의 초록색과 동백꽃의 붉은빛이 대비를 이룬 길이다. 만개한 동백을 보느라 시선을 하늘로 고정한 채 걸으면 멀리 우물 하나가 나온다. 우물 뒤로 늠름하게 선 나무를 지나치자 앙증맞은 연못이 보인다. 연못 옆으로는 ‘도선국사 참선길’이 펼쳐진다. 나무데크가 놓여 있어 산책하기에 편하다. 길로 들어서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백나무가 빽빽하다.

울창한 동백나무 숲과는 달리 옥룡사지는 텅 빈 채다. 절터라고 해도 흔히 있을 법한 석탑 하나 없다. 수천 그루의 동백나무들만이 빈 터를 지키고 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매화마을. 3월이면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섬진강변이 새하얀 꽃잎으로 물든다. 섬진강매화로를 따라 매화마을로 향하는 길 활짝 핀 꽃 풍경에 쉽게 시선을 뗄 수 없다. 매년 이맘때면 ‘광양매화축제’가 열려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한다. 꽃구경 실컷 하고 싶다면 광양매화마을만 한 곳이 없다.

매화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궁금하다면 청매실농원 쪽으로 오르자. 수천 개는 족히 될 법한 장독들이 모인 장소다. 이곳저곳에서 커다란 항아리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청매실농원을 거쳐 전망대에 오르면 언덕 넘어 초가집이 보인다. 밤에는 조명까지 들어오는 덕에 풍경을 찍으려는 사진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출사 장소이다.

청매실농원 반대쪽 광양매화문화관 방향에도 전망대가 하나 더 있다. 가파른 길을 오르느라 숨이 가빠질 때쯤 전망대에 오른다. 매화마을 전체가 훤히 보이는 인기 포토 존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새하얗게 덮인 매화가 진풍경이다.

긴 겨울을 기다렸건만 야속하게도 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너무 서두르면 꽃망울만 보고 돌아와야 하고 조금 게을렀다가는 떨어진 꽃잎 앞에서 아쉬워해야 한다. 매화마을 전체 만개는 3월15일부터 19일까지로 예상되니 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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