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다낚시

남항유어선부두서 출항
30분 들어가면 바다낚시 시작
이동중 선상 서해구경은 별미 

바다낚시 하면 으레 남쪽 먼 바다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서울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서도 얼마든지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인천 서남쪽에 위치한 남항유어선부두다.

남항유어선부두는 이름처럼 유람선과 어선을 위한 전용 부두다. 선상낚시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대부분 이곳에 모여 있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선상낚시는 5시간 짜리 시간배낚시와 13시간짜리 종일배낚시로 구분해 운영된다. 시간배낚시와 종일배낚시 모두 인천대교와 팔미도 인근을 오가며 포인트를 잡는다.

선상낚시 승선료에는 ‘자세’라 부르는 줄낚시와 300g 무게의 추 그리고 낚싯대에 연결하는 채비가 포함돼 미끼만 구입하면 빈손으로 가도 누구나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바다낚시, 특히 배 위에서 진행되는 선상낚시는 수온과 물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상낚시에 적당한 수온은 대략 8℃ 내외, 물때는 사리보다 물살이 느린 조금이 낫다. 물론 이건 최적의 상황에 대한 얘기. 봄여름가을겨울, 바닷물 온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오후 1시 정각에 부두를 떠난 배는 30분 만에 인천대교 아래에 도착했다. 거대한 교각이 기둥처럼 솟은 이곳이 오늘의 첫 번째 포인트다. 선실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갑판으로 나와 본격적으로 낚시 준비를 한다. 일단 낚싯대에 채비를 연결하는 게 순서. 채비에 있는 두 개의 고리 중 큰 고리를 낚싯대 끝에 걸고, 작은 고리에 추를 달면 준비 완료다.

낚시 시작을 알리는 기적이 길게 울리자 신호를 기다리던 낚시꾼들이 일제히 낚싯줄을 드리운다.

7년 경력의 베테랑 선장은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포인트를 찾는다. 그때마다 기적이 한 번 혹은 두 번씩 울어댄다. 기적 한 번은 낚시 시작을, 두 번은 이동할 테니 낚싯대를 거두라는 의미다. 그렇게 몇 번 포인트를 옮기는 사이, 여기저기서 한숨 섞인 탄식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슬슬 입질이 오고 있다는 좋은 징조다.

선상낚시는 이때부터가 중요하다. 입질이 왔다고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가벼운 입질에 성급하게 낚싯줄을 감아올리면 미끼만 떼이고 만다. 요령은 인내심. 입질이 오면 서두르지 말고 낚싯줄을 조금씩 감아올리며 약을 올려야 한다.

인천대교에서 다음 장소인 팔미도까지는 편안한 뱃길을 따라간다. 30분 정도 이어지는 항해는 말 그대로 유람을 즐기는 시간이다. 2층 데크에 올라 서해의 풍경을 감상해도 좋고, 휴게실에서 잠시 주린 배를 채워도 좋다.

 브레이크 타임 동안 배를 채우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부두에서부터 끈질기게 따라붙은 갈매기들도 이때다 싶었는지 낚싯바늘에 꿰어놓은 갯지렁이와 오징어를 떼어먹느라 정신이 없다. 바늘에 걸리면 어쩌나 싶어 보는 사람이 다 조마조마한데, 쏜살같이 날아들어 갯지렁이만 날름 낚아채는 솜씨가 기가 막히다. 갯지렁이 맛을 알아버린 갈매기들은 새우깡에는 관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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