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철도·항만 등 국가SOC 사업에서 개발의 시대는 가고 어느덧 관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온다. 우리 국토의 기반시설은 이제 어느 정도 정비된 상태다.

전국 주택보급률도 2004년 100%를 돌파한 이후 현재 110%에 달하는 등 주택신축수요 또한 수도권 등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프론티어는 과연 어디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북한이다. 또 북한과 맞닿아 있는 광활한 만주벌판,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등이 우리의 미래다.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물류의 최종 기착점을 우리나라의 부산항으로 만드는 남북한 철도연결 사업은 획기적인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통일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시베리아 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사업은 1998년 논의가 시작된 이래 이전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사업’까지 이름은 달리 했어도 꾸준히 논의되고 또 일부는 추진돼 온 사업이다.

유라시아 횡단철도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는 유럽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간 9297km), 한반도 종단철도(TKR, 나진~부산 간 1295km)를 연결하는 것이다. TSR과 TKR을 연결시켜 부산에서 유럽까지 기차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국운을 좌우할 사업이라 생각한다. 경제적 효과는 무한대이다.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1만9000km를 선박으로 가면 27일이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면 열흘 만에 갈 수 있다. 철도운임도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2200달러의 해운수송보다 훨씬 싸다.

무엇보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을 비롯해 러시아의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지역, 그리고 몽골 아프카니스탄 지역의 물류를 한반도를 거쳐 부산에서 최종 처리하게 된다. 부산이 최종 종착지가 되는 이유는 극동러시아에 부동항이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극동전진기지인 블라디보스토크의 경우 겨울에 바다가 얼어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고 입출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역항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90년대 물동량 기준 세계 3대 항만이었던 부산항만이 거의 유일한 적격지라 할 수 있다.

한반도는 중앙아시아권 전역의 물류전진기지가 될 것이며 북한지역의 경우 각종 항만시설 부대시설 물류시설 건설을 비롯해 외국회사의 투자와 외국 인력의 상주로 인한 경제특구지정이 뒤따르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현재의 폐쇄적인 국가운영체계를 버리고 자연스럽게 개혁개방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남북한 철도연결과 대륙횡단 철도연결은 남북통일을 앞당기고 정체돼 있는 우리 경제를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이에 앞서 우리는 북한의 철도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운송체계는 2000년을 기준으로 여객수송의 60%, 화물수송의 90%를 철도가 담당하고 있는 소위 주철종도(主鐵從道)의 구조다. 2011년말 현재 북한의 철도 총연장 길이는 5265km이나, 노선의 98%가 단선이고, 대부분의 철도 관련시설은 노후화되고 수준 또한 열악해 운행속도가 매우 낮은 상태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빠른 열차는 평양~북경 간 국제열차로서 표정속도는 시속 45km 수준이다.

또한 한국은 1435mm의 표준궤를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북한은 표준궤 외에도 광궤(1520mm) 및 협궤(1000mm)를 일부 사용하고 있다. 즉, 남북철도 연결 사업은 부대적인 많은 사업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협의로 보면 우리나라의 건설기술과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더 나아가 자본주의의 시스템이 투입돼 결국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단초가 되리라 본다.

누군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한번 만들어진 길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 길은 또 다른 길과 이어지고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은 만난다. 이념의 굴레에서 허리가 끊어진 한반도 종단철도노선을 이제 우리가 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산을 비롯해 한국에서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 유럽에 도착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시흥시 갑, 국토교통위)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