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정책연구원은 베트남건축원과
정보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전문건설의 베트남 진출 환경은
중국에 비해 훨씬 넉넉하다
대신 미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김포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다섯 시간을 지나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공항 활주로에 내렸다. 아담한 규모의 깨끗한 국제선터미널은 동선도 단순하게 처리돼 있었다. 2014년 말 준공됐다고 한다. 공항을 나서자 새로 건설된 도로가 쭉 뻗어 있다. 중앙분리대에 촘촘히 심어진 야자수가 남국의 분위기를 풍겨준다. 얼마가지 않아 멀리 높다란 다섯 개의 현수교 주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홍강을 가로질러 바로 하노이 시내를 들어서도록 이어주는 녓떤 대교다. 분명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품고 있는 생동감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었다.

지난 5월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베트남건축원과 양국의 건설시장 정보교류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주요내용은 첫째, 건설업계와 관련된 양국의 시장정보 제공과 공유를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둘째, 건설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수행하고 공유하며 건설산업과 관련된 문서와 정책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식을 공유하기로 했다. 셋째, 양국의 건설관련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하고 양국 건설기업들의 사업진출을 장려하며 지원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연구원이 베트남 건설산업과 개발정책에 자문한다는 것이다. 

베트남건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의외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우리 측은 국토교통부의 해외건설과장과 주베트남대사관의 참사관이 나란히 참석했다. 아울러 대한전문건설협회와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같이 참여해 자리를 알차게 해주었다. 특히, 공제조합에서는 건설보증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었는데 체결식에 참석한 베트남 건설부의 국·과장들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 그날 저녁 바로 주요 뉴스로 방송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에서 최대투자국으로 떠올랐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작년 말 신고 기준으로 한국기업의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누계는 5773건, 505억5535만 달러(약 57조원)를 기록했다고 한다. 베트남은 최근 10년 동안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진출로 경제와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해왔다. 2010년 이전에는 외자유치가 투기자본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산업자본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실질적인 국민경제 향상과 가처분 소득 증가로 소비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국토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베트남은 40%에도 못 미치는 낮은 도시화율을 가지고 있고 인구도 9500만명으로 평균 연령이 30세의 젊은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어 최근 5~6%의 경제성장률과 함께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나라이다. 

이번 MOU 체결식에서 의견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관련 공무원들도 외국의 투자유치를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어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베트남 정부 또한 최근 들어 외국 자본과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 자본 및 투자법, 주식투자법, 외국인 사유재산 및 부동산 투자법 등의 개정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전문건설 분야에서도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 업체가 참여할 환경은 훨씬 넉넉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기초와 골조 등 일부 공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 업체들이 현지법인을 세워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베트남 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해외건설 사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국내 건설기업들의 핵심기술과 전문가 양성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국토부에서는 해외인프라 투자개발형사업의 수행역량 확보를 위한 전문지원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해외건설 진출은 마음가짐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진출하는 국가와 동반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종의 ‘Country Marketing’ 전략이다. 현지시장에 적합한 정보네트워크나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할 수도 있다. 이에 앞서 상대국의 사회, 경제, 문화, 종교, 군사 등을 이해하고 존중함은 물론, 관련 정책과 규정을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연구원은 세계 건설시장에서 향후 수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여건이 우수한 베트남에 대해 집중적으로 정보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MOU를 추진했다. 앞으로 우리 연구원은 베트남에 대한 건설사업의 기획, 설계, 입찰과 낙찰, 시공, 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에 걸쳐 필요한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원사나 공제조합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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