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전문건설업을 조사해
BSI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전건협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앞날은 무척 밝은 편이다
건설업 전체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경기 동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정부의 정책결정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각 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경기 동향은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부문과 화폐의 수요와 공급 등 금융부문 그리고 해외부문 수출입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움직임을 지표를 통해 판단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 기업이나 대중의 심리적 요소까지 포함해 파악하기도 한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는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일종의 심리지수다. 경기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 그리고 이에 대비한 계획 등을 설문서를 통해 조사하고, 이를 수치화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게 된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의견을 묻는다는 점에서 현실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지표로 주로 단기적인 경기예측지표로 사용된다.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된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경기선행지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매출액 5억원 이상의 3300여개 업체 경영자를 대상으로 업종별, 기업규모별, 수출내수기업별 등으로 구분해 매월 BSI를 조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순으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매월 BSI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는 분기별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와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관련 산업별로 BSI를 조사하고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런 정보를 활용해 정책당국은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의 시행과 조정 등을 조율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업에서는 경영계획을 조정하기도 한다.

건설업에서도 2001년부터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종합건설업을 대상으로 매월 건설업경기실사지수(CBSI)를 조사해 발표해 오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은 종합건설업이 느끼는 건설수주 시점과 전문건설업이 참여해 현장에서 직접 인력과 자재 등을 사용하게 되는 건설투자 시점과는 시차가 큰 산업이다. 따라서 현재의 CBSI로는 건설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를 적시에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BSI가 단기적인 경기 동향과 시장상황 파악에 초점을 두고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하루빨리 전문건설업을 대상으로 하는 독자적인 BSI를 생산하고 정보를 축적해 나가는 것은 단순히 전문건설업계의 위상을 제고하는 것 이상으로 전체 건설업계나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작년 9월 개원 10주년 행사를 계기로 ‘2025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면서 중점추진 과제로 전문건설업 BSI와 주요 업종별 수주동향을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수차에 걸친 전문가 회의 개최를 통해 신뢰성 확보방안을 제고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4월부터는 토공, 철근콘크리트, 미장방수조적, 실내건축, 금속구조물창호 등 주요 업종별 수주현황을 매월 조사해 발표해 오고 있다. 이는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수주 현황보다도 시차적으로 1개월 빠른 생생한 정보이다. 

아울러 6월부터는 전문건설업 BSI를 조사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25개에 이르는 전문건설업종과 4만여개에 이르는 업체를 대상으로 패널(panel)을 구성하고, 매월 조사를 실시해 적시성 있는 BSI를 제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설문에 참여하는 대상기업은 물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와 각 시·도회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연구원의 전담팀에서 중앙회와 각 시·도회 협조를 얻어 선정한 수백 개의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매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걸쳐 약 8일간 조사문항을 이메일과 모바일 전화로 발송하고 회신받은 결과를 정리해 지표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가지고 분석의 신뢰성과 정확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다행히 대한건설전문협회 중앙회와 시·도회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어 앞날이 밝은 편이다. 지난 6월말 가졌던 시·도 사무처장 간담회에서도 오히려 시·도에서 먼저 적극적인 협조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또한 안정적인 패널을 구축하려는 전담팀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패널을 대상으로 조사를 축적해 추세와 동향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신뢰받고 가치 있는 자료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문건설업계 발전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전체 건설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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